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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첫 女편집장… 133년만에 유리천장 깨다

입력 | 2022-12-14 03:00:00

英선데이타임스 편집장 터커 발탁
옥스퍼드 출신… 세아들 둔 ‘워킹맘’
온라인 구독자 32만→45만명 기여
방역정책 비판 보도로 호평 받아




미국의 유명 경제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889년 창간 후 133년 만에 최초로 여성 편집장을 맞이한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WSJ의 모회사인 미디어 기업 뉴스코프는 12일(현지 시간) 영국 출신 언론인 에마 터커(56·사진)를 WSJ의 신임 편집장으로 발탁했다.

2020년 1월부터 현재까지 뉴스코프의 또 다른 자회사 선데이타임스의 편집장을 맡고 있는 터커는 내년 2월부터 맷 머리 현 편집장과 인수인계를 한다. 선데이타임스는 영국 더타임스의 일요판이다. 터커는 같은 해 3월 편집장으로 정식 근무를 시작한다. 머리 편집장은 뉴스코프 임원으로 자리를 옮긴다.

터커는 “오랫동안 독자로서 선망해 온 WSJ의 편집 책임을 맡게 돼 영광”이라며 “최근 수년간 중요한 보도를 해왔던 WSJ 동료들과 하루빨리 일하기를 고대한다”는 소감을 밝혔다. 로버트 톰슨 뉴스코프 대표는 터커에 대해 “디지털 뉴스에 대한 안목을 갖췄으며 영리하고 의욕적인 언론인”이라고 평했다.

뉴스코프 측은 터커가 그간 몸담았던 언론사의 온라인 구독자를 늘리는 데 기여한 점을 높이 샀다고 밝혔다. 선데이타임스의 온라인 구독자는 터커가 편집장으로 취임하기 직전인 2019년 말 32만 명에서 2020년 9월 기준 45만 명으로 증가했다.

터커는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철학정치경제(PPE)를 전공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서 언론인 생활을 시작했다. 벨기에 브뤼셀(1994∼2000년), 독일 베를린(2000∼2003년) 등에서도 근무했다. 이후 FT 주말판인 ‘FT 위켄드’ 편집장을 맡았고, 더타임스 부국장을 지내는 등 영국 유명 언론사를 두루 거쳤다. 세 아들을 둔 워킹맘이다.

그가 편집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선데이타임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정책에 관한 영국 정부의 각종 실책을 비판하고 감시하는 보도를 잇달아 내놓아 호평을 받았다. 선데이타임스는 올해 초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왕세자 시절 카타르 왕족으로부터 수차례에 걸쳐 300만 유로(약 41억 원)의 현금 기부를 받았다는 사실도 단독 보도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