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유럽투어 우승한 라클랄레슈 최고무대 Q시리즈 12위로 합격
모로코 축구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기념사진을 찍은 이네스 라클랄레슈. 사진 출처 이네스 라클랄레슈 트위터
“그의 말은 내게 모든 것이 가능하다는 자신감을 줬다.”
모로코 국적 선수로는 처음으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무대에서 뛰게 된 이네스 라클랄레슈(25)가 자국 대표팀을 2022 카타르 월드컵 4강으로 이끈 왈리드 라크라키 감독(47)의 말을 통해 힘을 얻었다고 밝혔다.
라클랄레슈는 미국 앨라배마주 도선 하일랜드 오크스 골프코스(파72) 등에서 12일까지 진행된 LPGA 퀄리파잉(Q) 시리즈를 공동 12위로 마치면서 상위 20명에게 돌아가는 투어 카드를 확보했다. 모로코 출신은 물론이고 중동 및 북아프리카(MENA) 출신 가운데서도 라클랄레슈가 첫 번째 LPGA투어 회원이다. 이번 월드컵에 출전 중인 모로코 축구 대표팀 역시 MENA 국가 가운데 처음으로 월드컵 4강 무대를 밟았다.
축구 대표팀이 그런 것처럼 라클랄레슈의 선전도 모로코의 골프 유망주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카사블랑카 출신으로 10세 때 아버지를 따라 클럽에 갔다 골프를 시작한 라클랄레슈는 이후 모로코 여자 골프의 선구자 역할을 해왔다. 모로코에는 스포츠를 하는 여자 선수들이 많지 않아 라클랄레슈는 어려서는 남자 선수들 사이에서 경쟁해야 했지만 12세 때 처음 국가대표로 뽑히면서 실력을 증명했다.
이후 2019년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에 입성한 라클랄레슈는 올 9월 라코스테 레이디스 오픈 정상을 차지하면서 LET 최초의 모로코 및 MENA 출신 우승자가 됐다. 라클랄레슈는 당시 “이번 우승이 아프리카 여성과 유럽 여성 사이에 차이가 없다는 것을 입증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Q 시리즈 통과로 세계 최고 무대에 서게 된 라클랄레슈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계속 꿈을 꾸자”란 말로 새로운 목표에 대한 의지를 다잡았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