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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숙 여사 독립운동 회고록, 전자책으로

입력 | 2022-12-14 03:00:00

우당 이회영 선생 부인 43주기
1966년 쓴 ‘서간도 시종기’ 발간
아들 이규창도 독립운동가 활동




“6, 7일간 지독한 추위에 좁은 차 속에서 고생했단 말을 다 어찌 적으리오. 그러나 괴로운 사색은 조금도 나타내지 않았다.”

독립운동가 우당 이회영 선생(1867∼1932)의 일가가 1910년 12월 중국 옌볜(延邊) 지역의 서쪽인 서간도로 망명하던 밤. 그의 부인인 독립운동가 이은숙 여사(1889∼1979·사진)는 이런 글을 적으며 각오를 다졌다.

서울 중구의 이회영기념관은 11일 여사의 43주기를 맞아 1966년 그가 쓴 독립운동 회고록 ‘서간도 시종기’를 12일 전자책으로 처음 공개했다. 기념관은 17일부터 내년 10월 31일까지 회고록을 바탕으로 여사의 생애를 돌아보는 특별전 ‘나는 이은숙이다’도 개최한다.

‘서간도 시종기’에는 우당의 부인이자 독립지사 이규창(1913∼2005)의 어머니로, 그 역시 독립운동가였던 이은숙 여사의 일생이 담겼다. 여사에게는 2018년 건국훈장 애족장이 추서됐다.

이 여사는 1932년 우당이 일제에 붙잡혀 고문 끝에 뤼순(旅順) 감옥에서 순국한 뒤 궁핍한 생활에도 독립의 꿈을 버리지 않았다. 원고에는 ‘매일 빨래하고 만져서 주야로 옷을 지어도 한 달 수입은 겨우 20원가량 되니, 그마저도 받으면 그 즉시로 (베이징에) 부쳤다’는 내용이 있다. 홀로 삯바느질로 오남매를 키우면서도 돈이 생기면 독립군에게 보낸 것이다.

전시를 기획한 서해성 예술감독은 “원고에는 역경에도 굴하지 않은 굳은 의지가 깊이 배어 있다”며 “전시를 통해 이 여사가 주체적 여성 독립운동가로 인식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