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효정, 22일 인문학 리사이틀
“누가 클래식 음악을 만들었는가?”
“18세기 중반까지 유럽에서도 음악 작품은 대체로 작곡된 뒤 바로 쓰이고 사라지는 것이었죠. 옛 음악을 존중하고 ‘고귀하다’는 가치를 담아낸 ‘클래식 음악’은 예술의 역사 속에서도 특이한 일이었어요.”
“화려한 기술을 자랑하는 음악과 정신적인 깊이를 강조하는 음악이 나뉘게 됐죠. 이 중 깊이 있는 음악에는 당대 철학의 관념론과 이상주의가 영향을 줬어요. 특히 독일의 경우 ‘선조의 문화유산을 간직해야 한다’는 민족주의가 투영됐고, 베토벤과 바흐의 대곡을 비롯해 역사에 남겨질 만한 가치 있는 음악이 구분됐죠.”
서울대 기악과와 미학과를 졸업한 허효정은 미국 위스콘신대에서 피아노 박사, 서울대에서 서양음악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17년에는 한국서양음악학회의 차세대 음악학자 우수상을 수상했다.
그는 “연구를 거듭할수록 클래식이란 몇몇 작곡가들이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청중, 평론가와 음악 저널리스트 같은 전문가, 작곡가가 지속적으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만들어진 것이란 사실을 실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리사이틀에서는 바이올리니스트 송지원과 첼리스트 김연진, 소프라노 이결이 함께 출연해 생상스 ‘백조’, 헨델 ‘메시아’ 중 두 곡, 사라사테 ‘카르멘 판타지’ 첫 곡, 베토벤 3중주곡 ‘대공’ 등 주제와 연관된 음악을 들려준다.
그는 “앞으로 ‘음악에서 숭고를 규정하게 된 이념은 무엇인가’ 등을 주제로 인문학 리사이틀 전 7편을 완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석 2만 원.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