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 모더나와 MSD(머크앤컴퍼니)가 함께 개발하고 있는 mRNA(메신저 리보핵산) 기반 항암백신이 임상2상에서 사망 또는 재발 위험을 40% 넘게 줄여 주목된다. 두 회사는 2023년 임상3상을 준비 중이다.
MSD는 13일(현지시간) 모더나와 개발 중인 개인 맞춤형 항암백신 ‘mRNA-4157’(V940)이 자사의 ‘키트루다’(성분 펨브롤리주맙)와 병용요법 임상2b상(KEYNOTE-942)에서 완전 절제 후 재발 위험이 큰 3~4기 흑색종 환자를 대상으로 주요 효능평가 기준을 충족했다고 밝혔다.
mRNA-4157는 모더나가 기존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활용했던 mRNA 기술을 적용한 백신이다. 코로나19 항원 대신 신생 항원 34개를 암호화한 mRNA가 포함됐다. 체내로 투여하면 RNA가 항원 단백질로 번역돼 암세포를 죽이는 면역세포를 활성화한다.
투약 9개월 뒤 병용요법 참가자들은 키트루다 단독요법 참가자들 보다 사망 또는 재발 위험을 44%나 낮춰 주요 효능평가 기준을 충족했다. 이 병용요법은 전이 없는 생존과 안전성 등 2차 효능평가 기준도 충족했다.
병용요법 참가자 중 14.4%와 키트루다 단독요법 참가자 10%가 심각한 부작용을 경험했다. 하지만 안전성 프로필은 지난 임상1상에서 보고된 것과 일치했다.
이번 임상시험 결과에 대해 스테판 방셀 모더나 CEO는 “대단히 큰 뉴스”라며 “수백 가지 암 백신이 수년 동안 시도됐지만, 결코 효과가 없었다”고 평가했다. 키 홀렌 모더나 수석부사장은 “무작위 임상시험에서 mRNA 항암효과를 처음 입증했다”며 “1차 치료법인 면역관문억제제보다 더 많은 이점이 관찰됐다”고 말했다.
두 회사는 2023년 임상3상과 빠른 승인을 위해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보통 대규모로 진행하는 임상3상도 성공할 경우 이르면 2~3년 안에 신약 출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흑색종은 멜라닌 세포 악성화로 생기는 피부암이다. 피부에 발생하는 암 중 가장 흔하고 악성도가 가장 높다. 특히 내부 장기로 전이되면 경과가 좋지 않다.
키트루다는 MSD에서 개발한 블록버스터 면역항암제이다. 흑색종이 뇌까지 전이돼 치료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던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키트루다로 치료한 뒤 완치돼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높은 치료 효과로 여러 제약사가 자사 항암 신약과 키트루다의 병용요법 임상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