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8년 만에 열린 미-아프리카 정상회의에서 막대한 선물 보따리를 풀어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했다.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앞세운 중국이 개발도상국과의 협력이라는 명목으로 아프리카에 차이나머니를 대대적으로 투입하자 바이든 행정부 또한 각종 지원책을 쏟아내며 아프리카에 대한 영향력 회복을 시도하고 있다.
미국은 13일(현지 시간)부터 사흘간 열리는 이번 정상회의 첫날에 ‘통상 각료회의’, ‘평화와 안보 포럼’, ‘시민 사회 포럼’, ‘우주 포럼’, ‘아프리카 기업인 및 투자자 회의’ 등을 대거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49개 아프리카 국가 정상과 아프리카연합(AU) 대표단이 참석했다. 바이든 행정부에서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캐서린 타이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이 총출동해 아프리카 주요 인사를 환대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아프리카 보건인력 육성에 40억 달러(약 5조2000억 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번 정상회의에서 후천성면역결핍증(AIDS) 해결 지원에 115억 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 이 외에도 말라리아 퇴치에 20억 달러, 산모와 어린이 치료 지원 등에 20억 달러, 기후 대응에 11억 달러를 내놓는 등 총 550억 달러(약 72조 원)의 투자 계획을 발표하기로 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018년 “아프리카와 운명 공동체를 건설할 것”이라며 600억 달러의 지원을 약속했다.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통해 나이지리아, 앙골라, 콩고민주공화국, 지부티 등에 항구와 철도 등을 건설하며 아프리카에서의 입지를 굳건히 다졌다. 이날 중국은 미-아프리카 정상회의에 대해 “아프리카를 주요 국가들의 레슬링장으로 만드는 것을 반대한다”고 경계했다.
블링컨 장관과 오스틴 장관은 이날 지부티, 앙골라, 소말리아, 니제르 4개국 정상도 공동으로 만나 안보 협력 강화를 논의했다. 지부티는 중국이 최초로 해외 군사기지를 건설한 나라다. 중국은 앙골라에도 군사기지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타이 USTR 대표 또한 같은 날 통상 각료 회의에서 “미래는 아프리카다. 아프리카는 우리 모두의 번영의 열쇠”라며 아프리카와의 무역 강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AU 의장인 마키 살 세네갈 대통령 또한 “매우 고무적”이라면서도 “아프리카는 모두와 함께 일하고 무역하는 걸 원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