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정규리그 MVP인 역대 최고 용병 케이타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품게 했던 KB손해보험 외국인 선수 니콜라 멜라냑(23·세르비아)이 불명예스럽게 방출됐다.
남자프로배구 KB손보는 니콜라와 계약을 해지하고 전 대한항공 아포짓 스파이커 안드레스 비예나(스페인)를 영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니콜라는 2개월을 채우지 못하고 한국을 떠나게 됐다.
이번 시즌 개막을 앞두고 니콜라는 지난 시즌 준우승을 이끈 ‘말리 특급’ 노우모리 케이타(21)를 대체할 선수로 낙점됐다.
니콜라는 1라운드에 맹활약했다. KB손보는 니콜라의 활약 속에 1라운드 2차전부터 3연승을 거뒀다. 니콜라는 1라운드에서 득점 1위, 오픈 공격 2위, 공격 종합 3위로 여자부 김연경과 함께 1라운드 MVP로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달 3일 우리카드전은 니콜라의 기세가 절정에 오른 경기였다. 직전 경기인 10월30일 OK금융그룹전에서 개인 최다인 49득점을 올린 니콜라는 우리카드전에서도 쾌조의 컨디션을 과시했다.
당시 우리카드 홈구장인 장충체육관 관중석에는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출신 여자 친구 아나스타샤(19)가 앉아있었다.
컨디션이 좋았던 니콜라는 10월27일 한국에 입국한 아나스타샤를 장충체육관으로 초대했다. 니콜라는 작전 시간 때 간간이 여자 친구를 바라보며 미소 짓기도 했다.
이 경기 후 KB손보 후인정 감독은 “어떤 외국인 선수와 비교해도 뒤쳐지지 않는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공교롭게도 니콜라는 이 경기 직후부터 슬럼프에 빠졌다. 니콜라가 부진에 빠지면서 KB손보도 연패로 빠져들었다.
니콜라는 기복이 심했다. 경기를 치를수록 약점이 드러났다. 범실이 잦고 공격 성공률이 떨어졌다. 서브 범실도 많았다. 결정적인 순간에 제 몫을 해주지 못했다.
참다못한 후인정 감독은 이달 초부터는 아예 니콜라를 웜업존으로 빼기 시작했다. 팀 성적은 곤두박질쳤다. 지난 시즌 준우승팀이라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무기력한 경기가 이어졌다. 이달 9일 우리카드 상대 홈경기까지 내리 8경기를 졌다.
아이러니하게도 니콜라와 계약이 해지된 경기에서 KB손보는 9연패 위기에서 벗어났다. KB손보는 지난 13일 삼성화재와의 대전 원정경기에서 3-1로 이기며 1개월여 만에 승리를 맛봤다.
황경민이 20점을 올리며 팀 내 최다 득점을 기록했고 한성정과 한국민이 각각 15점과 13점을 냈다. 김홍정과 박진우는 나란히 블로킹 3개를 잡아내며 힘을 보탰다.
한때 한국 배구판을 달궜다가 급히 식어버린 니콜라를 떠나보낸 KB손보가 새 외국인 선수와 함께 부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