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분야서 그룹 최연소 승진 바이오 연구기능 통합 새 조직 친환경 포트폴리오도 확대 5년간 연구개발에 7조 투입 계획
구광모 (주)LG 대표
구광모 ㈜LG 대표가 그룹 신성장동력으로 낙점한 이른바 ‘A-B-C(AI-바이오-클린테크)’사업들에 본격적으로 힘이 실리고 있다. 특히 연말 인사를 통해 관련 조직 개편과 함께 핵심 인재들을 전진 배치하면서 역량을 결집시켰다. LG는 앞으로 5년 동안 관련 연구개발(R&D)에만 7조 원을 투입해 그룹 내 핵심 미래 먹거리로 키울 계획이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LG그룹 안팎에서는 “올해 LG 임원 인사 및 조직 개편 키워드는 ‘A-B-C’”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인공지능(AI), 바이오, 클린테크(친환경) 분야에서 그룹 시너지를 내기 위한 조직이 여럿 신설됐기 때문이다.
LG화학은 생명과학사업본부 아래 통합 연구 조직인 연구개발 부문을 신설했다. 신약연구소, CMC연구소, 제품개발연구소 등으로 분산돼 있던 연구 기능을 하나로 합쳤다. 박희술 전무와 황인철 상무가 각각 승진하면서 바이오 핵심 사업부를 맡게 됐다. 이 회사는 또 석유화학본부 아래 친환경 유망 기술을 키우는 ‘Sustainability’ 사업부를 신설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폐배터리 활용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별도 구매조직을 신설하고 한동훈 상무를 승진과 함께 조직장으로 임명한 것도 친환경 사업 강화를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다.
2020년 12월 설립한 ‘LG AI연구원’은 설립 당시 70여 명 규모에서 현재 220명 수준으로 2년 사이 3배로 확대됐다. 올 초 글로벌 AI 석학인 이문태 일리노이대 교수를 영입하는 등 우수 인력들을 적극 끌어들이고 있다. LG는 AI연구원을 비롯해 그룹 내 AI 전문가를 1000여 명까지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그룹 바이오 사업을 주도하는 LG화학은 2030년까지 글로벌 혁신 신약 2개 이상 확보, 연매출 1조 원 달성을 목표로 삼고 있다. 10월 항암제 개발사 ‘아베오 파마슈티컬스’를 5억6600만 달러(약 7300억 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하는 등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클린테크에서는 바이오 소재, 폐배터리·폐플라스틱 재활용, 탄소 저감 기술 등 친환경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