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입-세출 조정 기재부서 담당 “남거나 부족한 상황 생길 가능성” ‘증액 없이 감액, 난도 낮아’ 평가도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본회의에 제출하기 위한 자체 예산 수정안을 완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김진표 국회의장이 통보한 내년도 예산안 최종 처리 시한인 15일을 하루 앞두고 여당과 합의안을 만들지 못하면 감액 위주의 민주당 단독 수정안을 제출하겠다고 압박을 이어갔다.
민주당 정책위 관계자는 14일 “민주당 자체 수정안에 대한 시트작업(예산 명세서 작성)을 마무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시트작업’은 국회 예산 심의과정에서 예산 세부명세서를 작성하는 과정을 말한다. 정부가 새해 예산안을 짜 국회로 제출하면 국회 각 상임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각 사업을 심사해 예산 규모를 줄이거나 늘린다. 사업별로 책정된 예산이 달라지면 이에 따라 세입과 세출 규모도 함께 조정해야 한다. 고유 수입원이 없는 일부 특별회계의 경우 일반회계와 각종 기금 등에서 세입을 끌어와 조정하기도 한다. 시트작업은 통상 여야의 예산 심사 및 합의가 마무리된 뒤, 본회의에 수정된 예산안이 회부되기 전에 진행된다. 기획재정부 예산실 직원 상당수가 동원돼 통상 10∼12시간가량, 길게는 15시간까지도 걸린다.
올해는 민주당이 단독으로 수정안을 만드는 초유의 상황이다 보니 민주당이 자체적으로 시트작업에 나선 것.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감액만 한다고 해도 여러 사업과 회계 간에 조정을 함께 해야 하기 때문에 야당안은 정합성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정부가 사업을 추진할 때 예산이 남거나 부족한 상황에 수시로 맞닥뜨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하지만 야당이 단독으로 예산안을 만든 것은 전례가 없는 데다 정확성이 떨어질 우려도 있다. 한 전직 경제 관료는 “예산안은 굉장히 복잡해서 회계 간 조정 등 기술적인 문제가 제대로 됐을지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세종=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