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1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런던으로 출국하며 팬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2022.12.13/뉴스1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30·토트넘)을 세계적인 선수로 키워낸 아버지 손웅정(60) 손축구아카데미 감독은 아들이 여전히 ‘월드클래스’가 아니라고 평가했다.
손 감독은 지난 14일 오후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손흥민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손 감독은 과거 한 인터뷰에서 ‘흥민이는 절대 월드클래스 아니다’라고 말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이후 손흥민은 2021~22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공동 득점왕(23골)을 차지했다.
이날 “아직도 손흥민이 월드클래스가 아니냐”라는 질문을 받은 손 감독은 “그건 아니다. 여전히 변함없다”고 못박았다. 이어 “내 자식이라서 보수적으로 보는 것도 있겠지만 나는 흥민이의 축구가 늘 10% 성장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축구는 젊어서 잠깐이다. 영원한 건 없는데 도취되면 안 된다”며 “고향에서 ‘흥민이 도로’ 건립도 말씀해주시는데 정중히 거절했다. 은퇴하면 누가 흥민이 이름을 불러주겠나. 이름도 안 불러주는데 지금 현역에 있다고 해서 교만 떨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손 감독은 아들의 성적보다 중요한 것은 행복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올 시즌 초반 손흥민이 소속팀에서 부진했던 것에 대해 “8경기가 아니라 16경기에서 골이 안 나오면 어떻냐”며 “흥민이에게는 ‘경기 결과와 내용을 떠나서 행복해서 축구를 한 만큼, 행복하게 경기를 하고 와’라고 이야기를 한다”고 말했다.
또 “득점왕도 우리는 생각을 하지 않았던 것”이라며 “다치지 않고 건강하게 본인이 좋아하는 축구를 하면서 행복을 느끼고 집에 돌아오는 게 가장 좋다”고 했다.
그는 “흥민이도 같은 생각을 했다더라. 수술 날짜를 최대한 당겨 달라고 했다”며 “잠자는 시간 빼놓고는 계속 얼음을 대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부기가 빠져 수술 날짜를 하루 앞당길 수 있었다”고 전했다.
손 감독은 부상을 입고도 최선을 다한 대표팀 선수들에 대해 “최선을 다하는 것보다 더 앞서 사력을 다했다고 표현하고 싶다”며 “선수들이 사력을 다할 수밖에 없는 건 국민과 축구 팬들이 엄청난 성원과 힘과 사랑을 보내줬기 때문에 동기부여가 된 것 같다. 그게 축구의 발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김혜린 동아닷컴 기자 sinnala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