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 은행에 연 최고 금리가 4.8%에 달하는 정기예금 안내 현수막이 걸려 있다. 2022.11.6/뉴스1
◇청년층 2명 중 1명 이상 “현재 대출금 있어”…“부담돼 식비 줄인다”
저만 대출금과 뒤따르는 이자에 부담을 느끼는 건 아닌가 봅니다. 청년재단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또래들의 비슷한 고민이 담겨 있었습니다. 청년재단은 2030에게 어떤 금융 정책이 필요한지 알아보기 위해 지난 11월 22~30일 청년 2083명에게 금융·재테크 관련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했는데요. 대출금에 허덕이는 청년들의 고충이 담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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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포세대’ 청년들은 대출로 인해 생각보다 많은 것들을 포기하고 있었습니다. 대출금이나 이자 부담에 가장 먼저 포기하는 것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청년들은 쇼핑(39.1%)과 지인들과의 만남(31.3%)을 1·2위로 꼽았지만 밥을 굶거나 저가·간편식으로 대체한다는 응답이 20.1%로 그다음이었습니다. 그밖에는 △기호식품(4.6%) △주거비(2.8%) △생활필수품(1.2%) △교통비(1%) 순이었습니다.
◇대출 부담에 56.8% “채무조정제도 확대해야”…교육 및 상담 지원 필요하단 응답도 5명 중 1명
다행히도 청년들은 한국장학재단(23.9%)과 제1금융권(22.5%)에서 가장 많이 대출을 받았습니다. 다음으로는 △가족 및 지인(17.8%) △전세자금대출(13.6%) △기타(5.8%) △중기부 청년대출(5.5%) △제2·3금융권(5.3%) △햇살론유스(2.8%) △신용카드론(2.4%) △불법변종대출(0.4%) 순입니다. 불법변종대출은 가장 적은 청년들만이 손을 대고 있었지만 우려가 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저소득 청년층(대학생·미취업청년 등)을 대상으로 3.6~4.5% 수준의 비교적 저리에 대출해주는 햇살론유스에 대해서는 요건이나 한도 등에 완화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반대 의견보다 우세했습니다. 대출자격요건 완화 및 대상 확대가 필요하다는 응답은 23.2%, 대출한도를 높여야 한다는 응답은 16.5%였습니다. 하지만 심사 강화나 대상 축소가 필요하다는 응답은 19.8%, 햇살론유스가 도덕적 해이를 초래한다는 응답은 11%로 적지 않은 수의 청년이 우려를 표했습니다. 또 29.5%의 청년은 햇살론유스를 알지 못한다고 답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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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도 지난해 9월 청년의 날을 맞아 “청년들에게 희망을 가지라고 말하기 미안한 현실”이라고 말했습니다. 희망을 품으라기에는 청년들에게 너무 현실이 벅차기 때문일 텐데요. 청년들이 지나친 부담을 느끼지 않으면서 집도 구하고 대학도 다닐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 과도한 요구는 아닐 겁니다. 안전하게 몸을 누일 수 있는 곳에서 공부할 수 있다면 청년들은 힘들지만 꿈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갈 수 있을 겁니다. 청년 누구나 대출 부담으로 희망이 꺾이지 않는 사회가 되길 바라봅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