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발언에 원·달러 환율이 다시 1300원대로 올라섰다.
1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296.3원) 보다 6.8원 오른 1303.1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환율은 전거래일 보다 2.2원 오른 1298.5원에 개장했다. 장중 1303.6원까지 오르며 고점을 높였다. 전날 7거래일 만에 1300원대 아래로 내려선 지 하루 만에 다시 1300원대 수준을 복귀한 것이다.
전날 시장 기대보다 매파적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 제롬 파월 의장의 매파적 발언에도 하락 마감했던 달러화는 장중 소폭 상승 중이다. 미 동부시간으로 오전 1시37분 현재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보다 0.08% 상승한 103.85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미 연준은 13~14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종전 3.75~4.0%%에서 4.25~4.5%로 0.5%포인트 인상했다. 또 연준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점도표’에서 내년 연말 기준금리를 5.1%로 예상했다. 위원 19명 중 17명이 내년 금리를 5% 이상으로 답변했다. 앞서 9월 제시한 4.6%보다 0.5%포인트 끌어올린 것으로 내년에도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갈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이날 FOMC 정례회의 직후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하락 추세에 있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금리 인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책금리 전망 상향 조정에도 시장에서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이 예상보다 덜 매파적으로 해석됨에 따라 연준이 정책금리 경로를 유지하지 못할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했다.
전날 미 소비자물기지수(CPI)가 예상치를 하회하면서 내년 정책금리 전망이 소폭 상향에 그칠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으나 5.1%로 0.5%포인트 상향조정되고 5% 미만 전망도 2명 밖에 없다는 점은 매파적으로 해석됐다.
뉴욕 증시 주요지수는 하락 마감했다. 14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 지수는 전장 대비 142.29포인트(0.42%) 하락한 3만3966.35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4.33포인트(0.61%) 내려간 3995.32,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85.93포인트(0.76%) 빠진 1만1170.89에 장을 닫았다.
같은 날 뉴욕 채권시장에서 시장의 벤치마크 금리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날 대비 0.16% 하락한 3.496%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전장대비 0.44% 상승한 4.232%에 마감했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오늘 환율은 매파적 FOMC와 경기 침체 가능성 속 위험선호 위축에 다시 1300원 선으로 올라섰다”며 “최종금리 수준이 올라갔고 긴축적 기조를 내년까지 지속하겠다고 밝혔다는 점에서 매파적이라고 보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