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국민의힘 지도부가 크리스마스인 25일 전까지 차기 당 대표 선출 방식을 ‘당원 투표 100%’로 바꾸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일반 국민여론조사를 아예 없애는 방안에 비윤(비윤석열) 진영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지만 초·재선 의원들은 15일 연이어 간담회를 열고 당 지도부 방침에 대해 일제히 힘을 실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전당대회 의사결정을 위해 여론조사를 채택한 나라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며 “전당대회 당원의 총의를 묻는 자리이지 국민 인기를 묻는 자리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행 ‘당원 투표 70%, 일반 국민여론조사 30%’에서 일반 국민여론조사 비중을 0%로 줄이는 가능성을 시사한 것. 정 위원장은 “당의 진로는 당원들이 결정해야 한다”며 “오늘부터 전당민주주의 원칙에 충실한 전당대회 룰 개정안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비대위는 크리스마스 전까지 전당대회 룰 변경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당 지도부는 일반 국민여론조사를 10%로 줄이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결국 ‘당원 투표 100%’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행 비대위원은 등은 “미국처럼 당원들의 100% 현장 투표가 맞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당원 투표 100%’에 대한 반발도 여전해 진통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당권 도전을 준비 중인 윤상현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에서 “더불어민주당 같은 경우 지난 대표 경선 때 (당원과 여론조사 비율이) 7.5대 2.5였다. 우리가 민주당보다 민심 비율이 적어서야 되겠나”라고 했다. 이준석 전 대표도 페이스북을 통해 “1등을 자르고 5등을 대학에 보내려고 하는 순간 그것이 자기 모순”이라며 규칙 개정에 반대 뜻을 표했다.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