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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연말 ‘장 vs 최’ 지분경쟁 총력전… 두 집안 주식 13만5000주 매입

입력 | 2022-12-15 18:36:00

고려아연 특수관계인 지분 변동 공시
장형진 고문 측 지분율 0.58%↑
최 씨 일가 ‘영풍정밀’ 등 2만1424주 매입
지분율 격차 3.6%→4.06%(추정치) 확대




고려아연 ‘오너 3세’ 최윤범 대표이사가 그룹 내 유일한 회장으로 올라선 가운데 고려아연 지배권을 두고 장형진 영풍그룹 고문 일가와 최윤범 회장 일가의 지분경쟁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내년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을 앞두고 각자 지분 확보에 총력전을 펼치는 모습이다.

고려아연은 15일 ‘주식등의 대량보유상황보고서’를 통해 특수관계인 지분 변동 내역을 공시했다. 공시에 따르면 장 씨 일가와 최 씨 일가는 지난 8월 29일부터 12월 13일 기간 고려아연 주식 총 13만5093주를 장내매수 했다. 전체 발행주식의 0.70%에 해당하는 규모다.

장 씨 일가 측은 테라닉스(4만9728주)와 코라아써키트(5만2941주), 에이치씨(1만1000주) 등 그룹 계열사를 활용해 고려아연 지분을 확보했다. 총 11만3669주를 매입해 지분율을 0.58% 끌어올렸다. 이번 지분 추가로 현재 장 씨 일가가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은 31.96%(추정치)로 추산된다.

반면 최 씨 일가 측은 법인과 특수관계인에 해당하는 친인척을 동원해 지분을 사들였다. 최 씨 일가 지분이 많은 영풍정밀(1만7611주)과 박 씨(1150주) 등이 총 2만1424주를 매입했다. 지분율은 0.12%다. 현재 최 씨 일가가 확보한 고려아연 지분은 27.90%(추정치) 수준이다. 장 씨와 최 씨 일가 지분율 격차는 기존 3.60%에서 4.06%(추정치) 수준으로 벌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고려아연은 내년 정기 주주총회를 기점으로 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3명 등 총 6명의 임기가 만료된다. 이사회 구성원 과반이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는 것이다. 현행 이사회는 최윤범 회장 측에 우호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이 이사회 영향력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주주총회에 상정될 이사 선임 안건을 통과시켜야 한다. 신규 이사 선임은 주주총회 표결을 거쳐 이뤄진다. 회계연도 결산에 따라 주주명부폐쇄일(기준일, 12월 31일)을 기준으로 주식을 보유해야 표결에 참여할 수 있다. 두 일가가 고려아연 지분 확보에 열을 올리는 이유로도 볼 수 있다. 이로 인해 두 일가의 고려아연 지분 경쟁은 연말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영풍 등 그룹 주요 회사 내 장 씨와 최 씨 일가의 지분이 얽히고설켜있어 두 집안이 당장 경영권에 영향을 미치는 행보를 단행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 경영권 분쟁이 발생하지 않더라도 고려아연을 놓치지 않으려는 세력과 독자 노선을 추구하는 세력이 미래를 대비하는 차원에서 지분 확보에 열을 올리는 것은 사실”이라며 “두 집안의 지분 확보 경쟁은 한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