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원료는 中서 80% 넘게 수입 “공급망 다변화 하루아침에 안돼” 美 FTA체결국 수입은 15% 그쳐 IRA 보조금 기준 40%와 큰 격차
배터리 4대 핵심 소재 중 하나인 음극재는 국내 배터리 기업들의 중국 의존도가 높은 소재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모두 BTR와 산산 등 중국 업체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 기업인 포스코케미칼도 납품을 확대 중이지만 가격 경쟁력 등에서 상대적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이 광물 개발을 일찍 선점했고, 싸게 공급받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어 중국 의존도가 높았던 것”이라며 “소재 공급망 다변화에 힘을 쏟고 있지만 하루아침에 큰 변화가 생기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이차전지 핵심광물에 대한 수입 1위국 의존도가 주요 경쟁국들 중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정 국가 의존도가 크면 공급망 안정성이 취약해져 산업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으로 한국 배터리산업이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수입국을 상위 2개국으로 확대하면 한국은 핵심광물 8개 품목 모두 수입 상위 2개국에 90% 이상을 의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일본은 5개, 중국은 2개, 독일은 1개 품목만 이에 해당했다.
중국의 핵심광물 공급망 장악력은 압도적이다. 이차전지 주요 생산국 모두가 중국 의존도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핵심광물 8개 품목의 대중 의존도는 한국이 58.7%로 가장 높았다. 10년 전인 2010년(35.6%)과 비교해 23.1%포인트 상승했다. 일본과 독일의 대중 의존도는 각각 41.0%와 14.6%였다.
2년 전 수치이긴 하지만 한국이 미국 또는 미국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으로부터 핵심광물을 수입하는 비중은 평균 15% 수준이다. 내년부터 적용되는 미 IRA 보조금 요건 ‘40% 이상’에 훨씬 못 미친다. 당장 내년부터 한국산 이차전지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 상당수가 미국의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뜻이다.
대한상의는 “중국 등 다른 경쟁국들은 광물 부존량과 공급망 상황이 한국보다 우위에 있어 공급망 관리에 유리한 위치”라며 “이차전지 핵심광물의 안정적 수급을 위한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라고 강조했다.
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