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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잡 시위’ 탄압 이란, 유엔여성기구서 퇴출… 韓도 찬성

입력 | 2022-12-16 03:00:00

45개국중 29개국 찬성… 中 반대
美 “사형 책임 묻는 모든 수단 추구”




이란이 유엔 경제사회이사회(ECOSOC) 산하 여성지위위원회(CSW)에서 제명됐다. ‘히잡 의문사’로 촉발된 반정부 시위를 강경 진압하는 등 여성 인권을 탄압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유엔 경제사회이사회는 14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회의에서 이란을 여성지위위원회에서 제명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미국이 제안한 이번 결의안은 이란이 2026년까지인 여성지위위원회 잔여 임기를 수행하지 못하도록 즉각 퇴출시키는 게 주요 내용이다.

한국을 포함한 29개국이 결의안에 찬성했다. 중국과 러시아를 비롯해 볼리비아, 카자흐스탄, 니카라과, 나이지리아, 오만, 짐바브웨 등 8개국이 반대표를 던졌다. 멕시코를 포함해 16개국은 기권했다. 표결은 기권을 제외하고 찬성과 반대 중 많은 쪽으로 결정된다. 45개국으로 구성된 여성지위위원회는 정치, 경제, 사회 등의 분야에서 여성 지위 향상에 관한 보고서를 유엔에 제출하고 필요한 사항을 권고한다.

이날 표결에 앞서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이란에서 ‘히잡 착용 불량’을 이유로 9월 의문사한 마사 아미니에 대해 “우리 모두 그녀가 단지 여성이었다는 이유로 죽음을 맞이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이란에서는 이런 일이 너무 오래도록 자주 일어나고 있다”고 했다.

아미르 이라바니 이란대사는 “미국이 불분명한 증거와 거짓된 정보로 결의안을 밀어붙이려 한다. 여성 인권을 명분으로 이란 국민들, 특히 이란 여성에 대한 미국의 적대 행위를 목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의 겅솽 부대사는 “미국이 제안한 이번 결의안은 그릇된 의도에서 비롯됐으며 결함투성이”라고 비난했다.

미국은 최근 이란의 반정부 시위자 사형 집행에 대해 추가 조치를 예고했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성명에서 “이번 (이란 퇴출) 결의안 채택은 이란 정부의 책임에 국제적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는 신호”라면서 “(이란의 사형 집행) 관련 만행에 대해 이란 정부와 관리들에게 책임을 묻기 위한 모든 가능한 수단을 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이로=강성휘 특파원 yol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