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주 농협 홈페이지 갈무리.2022.12.16. 뉴스1
“이 같은 사태가 올지 몰랐다는 말은 이해가 되지 않네요.”
경북 경주시 동경주농협의 고금리 비대면 적금 해지 요청에 대해 한 고객은 “농협 측의 입장은 변명에 지나지 않다”며 냉담하게 반응했다.
최근 비대면 계좌 개설을 차단하지 못해 당초 목표액인 100억원보다 무려 90배가 많은 9000억 원의 돈 폭탄을 맞은 동경주농협이 곤욕을 치르고 있다. 수백억원에 달하는 이자 비용 부담으로 자칫 파산도 할 수 있다며 해지 요청을 하고 있지만 고객들의 반응은 냉담할 뿐이다.
시중 금리보다 높은데도 대상에 제한 없이 비대면 가입이 가능하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순식간에 예수금이 몰려들었다. 첫 달 적금 가입금만 250억원을 넘겨 2년 만기시 원금 6000억원, 이자만 500억원에 이를 정도로 감당할 수 없는 지경이 됐다.
동경주농협은 홈페이지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해당상품 가입 고객들에게 정중히 해지를 요청하는 안내에 나섰지만 고객들의 반발만 샀다.
관련 상품에 가입한 50대 A씨는 “며칠 전 동경주농협 간부라고 밝힌 직원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는데 ‘얘기치 못한 상황에 당황스럽고 죄송한 마음이다. 살려달라’고 읍소했다”며 “당초 이 같은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을 예측 못한 것이 안타깝지만 농협 중앙회가 나서 이번 사태를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해당 농협이 이번 사태로 망할 수 있다고 하는데 농협에 맡긴 돈이 없어야 망하는 거지 돈이 넘쳐나는데 망할 수 있다는 말을 하는 것에 화가 난다. 5000만원까지는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보호를 받을 수 있는 만큼 상품 해지는 좀 더 생각해 보겠다”고 했다.
해당 농협 관계자는 “전날까지 해당 적금 해지에 대한 것은 담당 직원이 자리에 없어 알려줄 수 없다”고 했다.
(경주=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