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끊이지 않는 철도 사고에…국토부, 코레일 안전 관리체계 현장 점검

입력 | 2022-12-16 17:08:00


15일 오후 7시 58분께 서울지하철 1호선 전동열차가 차량고장으로 한강철교 위에서 2시간 넘게 멈추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탑승객 500명이 불편을 겪었고, 퇴근길 1호선이 최대 50분 지연운행됐다. 사진은 견인 조치가 완료된 이후 한강철교 위를 서행하는 지하철 1호선. 2022.12.15/뉴스1 ⓒ News1




서울 영등포역 무궁화호 탈선 사고가 일어난지 한 달여 만에 서울 지하철 1호선이 한강철교 위에서 멈춰서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국토교통부가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안전 관리체계에 대해 대대적인 현장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16일 국토교통부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시설 유지·보수, 차량 정비, 교통 관제 등 철도 안전 관련 전 분야에 대한 현장점검을 위해 철도 전문가로 구성된 민간자문단 100명을 위촉했다고 밝혔다. 기존에 철도안전 감독관들로만 이뤄졌던 점검팀을 6개에서 18개로 확대하고 조사에 나선다. 국토부 관계자는 “한강철교 사고를 시작으로 차량 유지 관리 실태와 차량 고장에 따른 비상 대응 조치 적절성 등을 점검한다”며 “안전수칙 등 위반사항이 발견되면 엄중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했다.

국토부가 코레일의 안전 관리체계에 칼을 빼든 건 최근 연이은 철도 사고 때문이다. 15일 오후 8시 경 서울 지하철 1호선이 한강철교 위에서 멈춰 승객 500여명이 2시간 동안 갇혀 있어야했다. 지난달 5일에는 경기 의왕시 오봉역 작업자가 열차에 끼여 사망했고, 바로 다음날 6일 서울 영등포역 인근에서 무궁화호 탈선 사고가 일어났다.

철도 사고가 계속되면서 코레일이 철도교통관제 뿐 아니라 철도시설 유지·보수까지 모두맡고 있고 독점구조에 대한 문제의식도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 서일준 의원이 한국철도공사에서 제출받은 ‘시설분야 하자현황‘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철도 시설물 7454건의 하자 중 보수가 완료된 것은 4043건에 불과해 하자 보수율이 54.2%에 그쳤다. 인력·숙련도 등의 문제로 하자 2건 중 1건은 보수가 되지 않은 셈이다.

전문가들은 코레일의 유지·보수 업무를 개방해야 사고를 줄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국토부에 따르면 2019년부터 올해 10월까지 철도사고는 264건이 발생했다. 2020년 58건에서 지난해와 올해 각각 65건, 69건으로 늘어났다. 권경현 법무법인 진운 대표변호사는 “철도산업 환경에 맞춰 독점 체제를 깨야 사고를 예방하고 줄일 수 있다”며 “정부가 책임지고 안전관리체계를 수립하고 유지보수 능력이 뛰어난 업체를 다수 키워야 한다”고 했다. 국토부는 관련 업무의 철도공단 이관 등을 검토 중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유지·보수 등 업무와 관련해 코레일 독점 이외에 더 좋은 방안이 있는지 함께 찾아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토부는 오봉역 사고 이후 1달여 동안 진행한 코레일 특별점검 결과와 ‘철도 안전 대책’도 연내 발표한다. 철도 안전 대책에는 코레일의 조직 관리 체계, 4조 2교대 등 인력 구성 문제에 대한 개선 방안이 담길 예정이다.

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
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