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진력 140tf, 화성-17형 맞먹어 “1t 핵탄두 1만1000km 도달” 분석 더 작은 ICBM 내년초 발사 가능성 NK뉴스 “평양 수천명 열병식 연습”
화염 뿜는 北 고체연료 엔진 북한이 15일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신형 대출력 고체연료 지상분출 시험을 하는 동안 로켓엔진에서 화염과 흰 연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 지난달 ‘괴물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7형 시험발사에 성공한 북한은 이번 고체연료 엔진 시험에도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노동신문 뉴스1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 참관하에 첫 지상 분출 시험에 성공했다면서 16일 공개한 ‘대출력 고체 연료 발동기’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용 고체 엔진이 유력시된다. ‘괴물 ICBM(화성-17형)’의 시험 발사 성공 한 달 만에 더 고난도 기술이 적용된 신형 고체 엔진을 과시하면서 미국 본토 타격 위협과 대미 압박 수위를 한층 끌어올린 것. 한미 당국은 이르면 내년 초 북한이 신형 고체 엔진 ICBM 시험 발사에 나설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 미니트맨3 1단의 추력 능가
북한은 새로 개발한 고체 엔진의 추진력이 140tf(톤포스·140t을 밀어 올리는 추력)라고 주장했다. 미국이 운용 중인 미니트맨3의 1단 엔진(80tf)을 크게 능가하는 것은 물론이고 액체 연료 ICBM인 화성-17형의 1단 엔진(160tf)에 근접하는 수준이다.김동엽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600∼800kg의 탄두를 싣고 1만 km 이상 날아가 미 본토 서부에 닿을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장영근 한국 항공대 교수는 “북한 주장이 맞다면 이 엔진을 1단 추진체로 한 3단 고체 연료 ICBM을 개발할 경우 1t급 핵탄두를 싣고 1만1000km 이상 날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평양 기준으로 로스앤젤레스(LA) 등이 있는 미 서부는 물론이고 중부까지 본토의 상당 지역이 핵 타격권에 포함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상민 한국국방연구원(KIDA) 북한연구실장은 16일 KIDA 포럼에서 “북한이 러시아의 토폴-M이나 중국의 둥펑(DF)-31A와 같은 고체추진 ICBM 개발을 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 더 작고 탐지 힘든 고체 ICBM ‘초읽기’
또 연료·산화제 탱크와 배관 등이 필요한 액체 추진 ICBM보다 구조가 단순해 미사일을 더 작고 가볍게 만들 수 있다. 북한이 고체 ICBM을 길이 20m 이내로 만들 경우 8축(양쪽 바퀴 합쳐서 16개) TEL에도 탑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군 관계자는 “그만큼 기동성과 생존성이 높아져 유사시 한미의 킬체인(선제타격)을 무력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북한이 완성한 고체 엔진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인 북극성-3형이 최대치로 평가된다. 북한은 2016년 3월 지상 분출 시험에 성공한 ‘대출력 고체 로켓발동기’를 토대로 북극성-1·3형(SLBM)과 북극성-2형(지상발사용),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등 단거리탄도미사일 등을 잇달아 전력화했다. 이후 ICBM용 고체 엔진 개발 정황이 한미 당국에 속속 포착돼 왔고 이번에 그 실체를 드러낸 것이다.
북한은 신형 고체 엔진을 토대로 ICBM급 SLBM 개발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장영근 교수는 “북한이 ICBM급의 SLBM을 개발해 위협할 경우 제2격(핵보복) 능력을 확보하기 때문에 미국이 상당한 고민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 위원장이 분출 시험 참관 직후 “최단 기간 내 또 다른 신형전략무기의 출현을 기대한다”고 발언한 점에서 조만간 고체 엔진을 장착한 신형 ICBM 테스트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군 소식통은 “내년 초에 첫 시험 발사를 강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 평양서 대규모 열병식 준비
이런 가운데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NK뉴스는 16일(현지 시간) 위성사진을 토대로 “평양 미림비행장에서 수천 명의 병력이 최근 열병식 연습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군 안팎에선 내년 1월 8일 김 위원장 생일 또는 2월 8일 인민군 창건 75주년 열병식 준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