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문재인 정부에서 마련한 고교학점제 추진 계획을 뒤집고 고1~3학년 교과성적(내신)을 ‘절대평가’로 전환하자는 주장이 최근 힘을 얻고 있다.
17일 교육계에 따르면,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지난 정부의 고교학점제 도입 방안 중) 정말 이상한 게 공통과목은 9등급제를 존치하는 것”이라며 “고교학점제에서 가장 중요한 게 9등급제 없애는 일인데 버젓이 두는 것은 개혁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는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 후 고1 공통과목에만 적용되는 ‘석차등급제’를 없앨 필요가 있다는 주장으로 풀이된다. 이렇게 되면 2025년부터 고1~3학년 모든 내신이 절대평가로 이어지게 된다.
고교학점제는 학생이 원하는 과목을 선택해 듣고 이수 학점을 모두 채우면 졸업하는 제도이며, 성취평가제는 정해진 성취도에 따라 A·B·C·D·E 등급을 받으면 ‘이수’, 최소 성취기준을 미달하면 미이수를 뜻하는 ‘I(Incomplete)’등급을 받는 절대평가 방식이다.
그런데 이 부총리 인터뷰를 시작으로 고교학점제 도입 후 고교 내신을 모두 절대평가화 하자는 주장이 많아지는 상황이다.
좋은교사운동과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지난 14일 논평을 내고 이 부총리 발언을 언급하며 “이제라도 절대평가제 전환을 통해 교육 시스템 회복의 첫걸음을 떼어야만 한다”고 촉구했다.
양 단체는 고교 내신에서 나아가 “절대평가제를 대학입학시험까지 일관성 있게 적용해 나가야 한다”며 “2028 대입제도 개편에서는 이를 적극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부총리 인터뷰 전이지만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박혜영 연구책임자 등 연구진도 지난달 공개된 ‘고교학점제 도입에 따른 성취평가제 개선 방안’ 이슈 페이퍼에서 “대입 개선안에 따라 고교학점제에 따른 성취평가제의 현장 안착을 위해 고등학교 1학년 공통과목의 석차 9등급 병기를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반면 입시업계에선 절대평가화에 따른 내신 변별력 하락이 현행 대입 구조와 호응하기 어렵다는 우려도 나온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내신 위주로 학생을 선발하는 학생부 교과전형으로는 더 이상 선발이 어려울 것”이라며 “고교학점제 특성과 가장 시너지를 내려면 학생부 종합전형 100%로 선발해야 하는데, 앞서 학종에 대한 신뢰가 크게 무너졌고 그에 따른 최근 정시 확대 기조와도 엇박자”라고 밝혔다.
임 대표는 “내신 변별력이 약화되면 수능이나 대학별 고사의 중요도가 월등히 상승할 거고, 특목·자사고 및 명문 일반고에 수험생이 몰리는 등 고입 지형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