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홍보관 딜라이트에 반도체 웨이퍼가 전시돼 있다. 2020.1.8/뉴스1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대한민국 경제를 이끄는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업황이 가파른 내리막길로 접어들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를 주력 사업으로 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4분기와 내년 상반기 실적이 예상보다 더욱 악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4분기(10~12월)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매출 76조7130억원, 영업이익 8조2264억원으로 추정된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0.3% 증가해 비슷하겠지만 영업이익은 5조6403억원(40.7%) 급감한 수준이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반도체 혹한기’에 본격적으로 진입하면서 삼성전자 전체 반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6%인(3분기 기준) 메모리 반도체 사업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기 때문이다. 전자기기 소비가 부진하면서 반도체 수요가 급감했고 고객사의 재고 조정까지 겹쳤다.
이에 증권업계는 4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영업이익이 2조~3조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한다. 전 분기(5조1200억원)의 약 절반에 해당하며 전년 동기(8조8400억원)와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주력인 반도체 사업이 부진하면서 삼성전자 4분기 영업이익이 6조9420억원(DB금융투자)에 머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그나마 삼성전자는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파운드리·스마트폰 사업이 있어 메모리 반도체 부진이 어느 정도 상쇄된다. 하지만 메모리 반도체 매출이 전체 사업의 95%(3분기 기준)로 대부분을 차지하는 SK하이닉스의 타격은 더욱 크다.
SK하이닉스 M16 전경. (SK하이닉스 제공) 2021.2.1/뉴스1
반도체 산업의 침체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상황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업계는 내년 상반기까지 투자 축소와 감산을 통해 내년 3분기 업황이 반등하는 시나리오를 기대하고 있다. 다만 수요 회복 신호가 아직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희망에 그칠 수도 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