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도시철도 광안역 방면으로는 현재 사람이 너무 많아 진입이 불가능합니다. 제 양쪽인 금련산역과 수영역 쪽으로 이동하길 바랍니다.”
17일 오후 8시 반경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 사거리. 부산 불꽃축제가 끝나고 대중교통을 이용해 귀가하려는 인파가 물밀듯이 쏟아져 나오자 혼잡 안전관리 차량(일명 DJ폴리스) 위에 오른 경찰관이 방향을 가리키며 이렇게 안내했다. 이를 본 시민들은 “알겠어요!”라고 웃으며 손을 흔들었고, 경찰관은 “조심히 가세요”라며 다시 손을 흔들며 화답했다.
● 70만 몰린 축제 안전 사고 0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중단됐다가 이날 3년 만에 개최된 부산 불꽃축제는 별다른 안전사고 없이 치러졌다. 영하의 기온으로 떨어진 날씨로 서울 이태원 핼러윈 참사 여파로 당초 예상보다 적은 70만 5000명이 참여했지만, 경찰과 지방자치단체의 대응이 철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7일 오후 부산 광안리해수욕장에서 열린 부산 불꽃축제에 참가한 이들이 축제를 즐기고 있다. 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17일 오후 8시경 부산 광안리해수욕장에서 개최된 부산 불꽃축제가 끝난 뒤 참가자들이 귀가하고 있다. 이날 부산시는 약 70만 명이 축제에 참여한 것으로 집계했다. 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18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17일 오후 6~8시 부산 광안리해수욕장 일원에서 열린 부산불꽃축제 중 접수된 112 신고는 101건이었다. 행사장 주변 교통불편 해소를 요구하는 신고가 93건으로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도로통제 문의는 6건이었고, 인명구조 등을 요구하는 신고는 1건도 없었다. 부산시 관계자는 “저체온증과 단순 타박상을 호소하는 이가 8명 있었지만 걱정했던 인명 피해는 접수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17일 오후 부산 광안리해수욕장에서 열린 부산 불꽃축제에 많은 인파가 골목길에 붐빌 것에 대비해 부산시는 골목마다 30명이 넘는 안전관리 인력을 배치했다. 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특히 부산시는 골목길 안전 확보를 최우선으로 고려했다. 대중교통 승하차 지점에서 행사가 열리는 광안리 해변 사이에는 16개의 골목길(진입로)가 있다. 시는 이 진입로마다 30명 이상의 인력을 배치해 많은 인파가 한쪽으로 몰리는 것에 대비했고, 4곳의 진입로에는 ‘응급통로’까지 확보했다.
손태욱 부산시 관광진흥과장은 “4곳의 응급통로에는 구급차와 구급대원 등을 배치했다”며 “안전사고 발생 때 인파로 꽉 막한 다른 골목은 구급차 운행이 어렵지만, 이곳에선 인근 병원까지 곧바로 환자를 후송할 수 있게 길을 터 뒀다”고 설명했다. 이런 ‘골목길 안전 시스템’은 이태원 참사 이후 처음 이뤄지는 조처다.
● DJ폴리스와 밀집도 안내 스크린, 시민의식도 한몫
17일 오후 부산 광안리해수욕장에서 열린 부산 불꽃축제의 혼잡도를 안내하기 위해 경찰이 ‘밀집도 현황 안내 대형 스크린’을 주요 길목 6곳에 설치했다. 경찰 트럭 옆면에 걸린 스크린에는 행사장 내 8개 지점의 현재 혼잡도가 △매우 혼잡(빨강) △혼잡(노랑) △원활(초록) 등으로 표시된다. 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차량 옆면에 걸린 스크린에는 행사장 내 8개 지점의 현재 혼잡도를 △매우혼잡(빨강) △혼잡(노랑) △원활(초록) 등으로 표시했다. 참가자들이 이를 확인한 뒤 조금 더 여유 있는 공간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한 것. 또 지상 70㎝ 위 사다리에 오른 ‘키다리 경찰관’이 혼잡도를 관찰하고 병목현상이 빚어지면 해소에 적극 나섰다.
17일 오후 부산 광안리해수욕장에서 열린 부산 불꽃축제에 많은 인파가 집결하자 지상 70㎝ 높이의 사다리에 오른 ‘키다리 경찰관’이 이동 방향을 안내하고 있다. 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