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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MRBM 2발 고각 발사…‘고체 엔진’ 사용 가능성도

입력 | 2022-12-18 16:02:00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15일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대출력 고체연료 발동기(엔진) 지상분출시험을 참관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 2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앞서 16일 동창리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장착 가능한 고출력 고체연료 로켓엔진 시험에 성공했다고 밝힌 지 이틀 만으로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이 이 고체엔진을 사용해 신형 MRBM을 시험 발사했을 가능성도 분석 중이다. 일각에선 이번 북한의 도발이 일본 정부가 16일 안보문서 개정을 통해 유사시 북한의 탄도미사일 기지 등에 대한 선제공격을 가능케 한 데 대한 반발 차원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11시 13분경부터 12시 5분경까지 북한이 동창리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MRBM 2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모두 고각(高角)으로 발사돼 500㎞가까이 비행한 뒤 동해상에 탄착했다고 합참은 설명했다. MRBM이 비행할 수 있는 1000~3000㎞는 한반도 전역은 물론이고 오키나와 등 일본 전역의 주일미군기지 타격이 가능한 거리다.

한미 당국은 이번에 MRBM이 발사된 위치가 동창리 일대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북한은 사흘 전인 15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고출력 로켓엔진의 첫 지상분출 시험에 성공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북한의 미사일 종착지로 평가되는 ‘고체연료 ICBM’ 개발의 중간 단계로 ‘고체연료 MRBM’을 시험한 것 아니냐는 것. 북한은 통상 MRBM급 이상 탄도미사일의 경우 액체연료 추진체계를 사용해왔다.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은 이날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자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역내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중대한 도발”이라며 강력히 규탄했다. 대통령실 이재명 부대변인에 따르면 NSC 참석자들은 최근 북한의 무력사용 위협과 고체연료 추진기관 시험 등에 주목하면서 “김정은 정권은 심각한 식량 부족으로 추위와 굶주림에 신음하는 주민의 고통은 아랑곳하지 않고 미사일 도발을 지속하고 있다”며 개탄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대를 이어 핵과 미사일을 개발하고 도발을 지속하는 행태는 북한 정권을 더욱 위태롭게 할 것이며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