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총리 “노조 재정운용 투명 관리” 고위 당정협의서 ‘노동개혁’ 강조 노동계도 “조합원비 내역 확인해야”
뉴스1
정부가 앞으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등 주요 노동조합의 재정 운용을 보다 투명하게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내부에서는 노조 운영비의 카드 사용 등 구체적인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과 정부, 대통령실은 18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고위 당정협의회를 열고 노동, 교육 분야 현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는 한덕수 국무총리,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논의의 방점은 ‘노동개혁’에 찍혔다. 한 총리는 “노조 활동에 햇빛을 제대로 비춰 국민이 알 수 있게 해야 한다”며 “노조 재정 운용의 투명성 등 국민이 알아야 할 부분을 정부도 과감성 있게 적극적으로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노동계에서도 “조합원들이 낸 회비로 만들어진 재정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확인할 수단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줄곧 제기됐다. 정부는 그동안 ‘깜깜이’ 상태였던 노조의 재정 운용을 들여다보고 필요하면 국민들에게 공개하도록 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그동안 일부 노조가 운영비 등의 비용을 지출할 때 현금을 사용해 왔는데 이를 법인카드로 사용해 투명하게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전했다.
해외에서는 노조에 대한 회계감시가 한국보다 엄격하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영국은 노조 회계 감사 결과를 매년 행정관청에 보고해야 한다. 프랑스는 회계 관리 전문 조합원이 회계 감사를 한다. 고용부 관계자는 “노동개혁과 연계해 노조의 재정 투명성 강화 방안을 다양하게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정 “임금-근로시간제 개선 입법안 마련 시작”
노조 회계 들여다본다
초등 전일제 늘봄학교 도입도 검토
연금-노동-교육 3대 개혁 가속
한 총리는 “그간 우리 노동시장은 불합리한 노사관행과 경직적 근로시간제도 등으로 인해 4차 산업혁명이라는 급격한 산업 환경에 대응하지 못하고 생산성도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아왔다”고 했다. 정 위원장도 “문재인 정부의 무모한 최저임금 인상, 52시간제 등 친노조 정책으로 강성 귀족노조의 덩치와 목소리만 키웠다”며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제고하고, 노사 협력 수준을 높이는 노동개혁을 통해 미래세대에 일자리를 공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당정은 최대한 빨리 노동개혁과 관련한 입법 등에 나서기로 했다. 국민의힘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회의 뒤 브리핑에서 “임금과 근로시간제도 개선 과제 입법안을 마련하고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적용, 파견제도 등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과제들도 사회적 논의를 바로 시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올해 말 30인 미만 업체의 유연근무제 일몰을 앞두고 업계의 우려를 전하면서 “고용부 장관이 야당 의원 집에라도 찾아가겠다는 각오로 야당을 설득하고, 국민에게 걱정스러운 상황을 알려 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교육 개혁과 관련해 여권은 영유아부터 초등 단계까지 교육과 돌봄의 국가책임을 강화하기로 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유아교육과 영유아보육의 통합(유보통합)을 추진하고, 2025년부터 초등교육 단계에서 수업 전후로 양질의 교육·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초등 늘봄학교’(전일제교육)를 도입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