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52시간씩 근무를 이어가다 급성 심근경색으로 사망한 근로자의 유족이 행정소송을 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법원은 업무의 세부내용, 평소 병력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부장판사 박정대)는 A씨의 배우자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 취소 소송에서 지난달 3일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A씨는 2000년 5월 한 회사에 입사했고 2017년 1월1일 이사로 승진해 업무를 수행했다. 그 후 한 달 가량 지난 같은 해 2월25일 A씨는 등산을 하던 중 쓰러져 사망했다.
원고는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냈다. A씨가 ▲밤늦게까지 정신적 긴장이 심한 업무에 종사하며 스트레스를 받은 점 ▲승진 후 사망 전 12주 동안 업무부담 증가한 점 ▲해외출장 등으로 과로가 누적된 점 등을 고려할 때 업무로 인해 급성 심장질환이 발병했다는 것이다.
실제 A씨의 발병 전 1주일 업무시간은 51시간29분, 발병 직전 일주일을 제외한 발병 전 12주간 주당 평균 업무시간은 47시간25분, 발병전 4주간 주당 평균 업무시간은 51시간6분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법원은 A씨의 사인이 급성 심근경색인 것으로 봤다. 그러면서 업무와 질병과의 관련성이 증가했다고 볼 수는 있지만 그 자체로 인과관계를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가 고객 요청을 반영하는 과정에서 업무적 스트레스는 있었던 것으로 보이나, 모든 업무를 총괄하지는 않아 스트레스가 보통 근로자에게 발생하는 정도를 초과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