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의 한 부동산 중개사무소에 급매와 급전세 위주로 가격표가 붙어 있다. 1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11월까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누적 4.8% 내리며 2003년 12월 관련 통계 집계 이래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뉴시스
금리 인상과 부동산 경기 침체 여파가 겹치며 올 한해 전국 아파트 가격이 5% 가까이 떨어졌다. 거래 절벽이 이어지며 아파트 거래량도 역대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19일 부동산 정보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올해 전국 아파트 매매 가격은 4.8% 떨어졌다. 전국 17개 시도 중 전북, 제주, 강원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하락했다. 가장 많이 떨어진 곳은 12.0% 하락한 세종이며, 대구(―9.2%), 인천(―8.3%) 등이 뒤를 이었다. 서울(―4.9%)과 경기(―6.6%) 등 다른 수도권 지역들도 전국 평균보다 낙폭이 컸다.
아파트 매매거래량도 지난해 절반이하 수준으로 떨어졌다. 올해 10월 까지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전국 약 26만2000건으로 지난해 66만9000건에서 60.8% 감소했다. 2006년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이래 역대 최저 수준이다. 수도권 역시 약 7만6000여 건으로 역대 최저 수준이다. 아파트 거래 총액도 올해 약 70조8000억원 대로 198조3000억 원 대였던 지난해보다 100조 이상 줄어들었다.
시장 침체기에도 공급은 꾸준히 늘고 있다. 올해 전국에선 아파트 총 25만6595채가 입주하며 지난해 23만8855채 보다 7.4% 가량 공급 물량이 늘었다. 2203년 입주 예정 물량은 총 30만2075채로, 올해보다 18% 가량 많다. 특히 경기(9만561채), 인천(4만1917채), 서울(2만2992채) 등 수도권 세 지역 모두 지난해보다 입주 물량이 늘어날 예정이다.
직방 관계자는 “금리 인상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대내외 경제 악재가 매매·전월세 시장에 영향을 끼쳤다”며 “올해 침체를 이끈 주요 원인들이 해소되지 않는 한 주택 시장 침체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서영 기자 ce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