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영화 ‘죠스’ 이후 사냥 급증…스필버그, 상어들에 사과 “진심으로 후회”

입력 | 2022-12-19 14:19:00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1975년 개봉한 ‘죠스’로 인해 급증한 무분별한 상어 사냥과 그로 인한 상어 개체수 감소에 대해 다시 한 번 사과의 뜻을 밝혔다.

스필버그는 18일(현지시간) 영국 BBC 라디오 프로그램 ‘데저트 아일랜드’와 가진 인터뷰에서 본인이 감독직을 맡았던 ‘죠스’가 개봉을 한 직후 급증한 상어에 대한 무차별 사냥과 그로 인한 개체수 감소에 대해 진심으로 후회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스필버그는 라디오 진행자 로렌 라베른이 “상어에 둘러싸인 섬에 갇힌다면 어떤 기분이겠는가”라고 질문하자 “그건 내가 아직도 매일같이 걱정하고 있는 일이다”라고 대답했다. 스필버그는 “상어들은 ‘죠스’로 인해 야기된 무차별 상어 사냥에 대해 아직도 내게 화를 내고 있을 것이다”라고 부연했다.

실제로 플로리다 자연사 박물관 소속 해양생물학자 조지 버지스는 ‘죠스’ 개봉 직후 미국 동부 해안의 수많은 어부가 ‘용맹을 과시하기 위해서’ 상어를 사냥하기 시작했으며, 상어를 사냥하는 대회까지 유행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당시 스필버그는 상어 보호단체 측에 막대한 기부금을 지원한 바 있다.

스필버그뿐만 아니라 ‘죠스’의 소설 원작자인 피터 벤츠리 또한 2000년에 진행한 인터뷰에서 “죠스를 집필할 당시에는 ‘난폭한 식인 상어’ 같은 것은 없다는 것을 몰랐다. 대중은 상어가 얼마나 인간의 폭력에 취약한지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소설과 영화 ‘죠스’에 등장하는 무시무시한 백상아리와 달리, 현실의 상어가 끼치는 인명 피해는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플로리다 자연사 박물관은 2021년 기준 전 세계적으로 137건의 상어 공격이 보고됐으며, ‘우발적인 공격’으로 보고된 73건 중 단 9건만이 ‘치명적인 사건’으로 분류됐다고 밝혔다. 한 해양 전문가 또한 대부분의 상어는 인간을 먹이로 인식하지 않으며, 1년에 상어의 공격으로 사망하는 경우는 평균적으로 ‘10건’ 내외에 불과하다고 언급했다.

버지스는 미국 내에서만 매년 30명에서 50명의 사망자가 보고되고 있는 ‘개 물림 사고’를 상어와의 대조군으로 제시하며, 상어가 끼치는 인명 피해는 영화와 소설 등의 매체에 의해 극도로 과장된 것이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