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반체 고각 발사 500km까지 쏴 내년 4월까지 위성 1호 준비” 밝혀 軍 “北, 정찰위성 발사 내세워 고체엔진 ICBM 도발 가능성” 분석
북한이 18일 평북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최종단계 중요 시험을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9일 보도했다. 미사일 발사 사진과 함께 내년 4월까지 군사정찰위성 1호기 준비를 끝내겠다면서 서울과 인천항을 촬영한 위성사진도 공개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5년 내 정찰위성 다량 배치” 실행을 가속화하는 동시에 위성 발사를 내세워 내년 4월 주요 기념일에 맞춰 신형 고체엔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의 집중 도발 채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 北 노동·스커드-ER급 MRBM 쏘고 “위성 운반체”
북한이 공개한 인천-서울 위성사진 북한이 19일 공개한 인천향(왼쪽 사진)과 용산 대통령실 일대(오른쪽 사진 원 안)등 서울을 촬영한 위성사진. 북한은 사진을 공개하며 전날 동창리 세해위성발사장에서 발사한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에 대해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중요 시험을 했다” 라고 주장했다. 노동신문 뉴스1
발사 충격과 극심한 온도 차, 우주 방사능 등 열악한 우주환경 속에서 위성의 주요 장비가 제대로 작동하는지를 검증했다는 얘기다.
최근 동창리 위성발사장에서 첫 지상 분출시험에 성공한 신형 고체엔진이 아닌 기존 액체엔진을 사용하는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이 유력하다는 것. 일단은 북한 주장대로 ‘위성의 우주환경 시험 목적’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1월 ‘국방과학발전 및 무기체계 5개년 계획’을 통해 극초음속미사일과 고체연료 ICBM, 다탄두 개별유도기술(MIRV), 핵추진잠수함, 정찰위성을 ‘5대 핵심전략무기’로 개발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올 3월엔 국가우주개발국을 찾아 5년 내 군사정찰위성을 다량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2월 말, 3월 초에 쏜 화성-17형 ICBM에 이어 MRBM을 우주발사체로 활용한 것”이라며 “개발 막바지의 위성체와 저궤도(500∼800km)의 안정적 진입 능력을 꾸준히 시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 위성 빌미로 신형 고체 ICBM 등 도발 나설 듯
북한은 16일 신형 대출력고체연료발동기의 지상분출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밝혔다. 또 김정은 당 총비서가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진행된 시험을 직접 참관했다고 보도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한국이 대북감시 등에 활용 중인 다목적 위성 아리랑3A(해상도 0.5m)는 물론이고 1999년 발사한 아리랑 1호(해상도 6.6m)에도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일각에선 최근 동창리와 서울에 많은 눈이 내렸지만 북한이 공개한 발사장 주변 사진과 위성사진엔 눈이 쌓인 흔적이 없어 진위를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군 소식통은 “정찰위성은 최소 서브미터급(해상도 1m 이하)은 돼야 한다”며 “북한이 공개한 위성사진은 군사적 활용 가치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군이 위성발사체가 아닌 MRBM이란 판단을 유지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다만 북한이 ‘위성 시험품’이라고 주장한 만큼 고성능의 영상 기재를 장착한 위성체를 개발 중일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