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기사에 달린 프랑스 대표팀을 향한 인종차별적 댓글 (네이버 갈무리)
‘역대급 명승부’가 펼쳐진 아르헨티나와 프랑스의 2022 월드컵 결승전 이후 대부분 유색인종으로 구성된 프랑스 대표팀을 향한 인종차별적 발언이 온라인 공간에서 확산하고 있다.
프랑스는 유럽에서 이민 인구가 두번째로 많을 정도로 다문화 사회에 진입한 지 오래지만 이에 대한 우리사회의 이해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리나라도 다문화 사회 진입이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 다양한 인종과 민족에 대한 감수성을 키우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제언한다.
이번 월드컵의 프랑스 대표팀 25명 중 13명이 아프리카계 프랑스인인데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우승 당시에도 프랑스 선수 23명 중 14명이 아프리카계였다.
이 같은 선수 구성에 한 누리꾼은 “이게 프랑스팀이냐 아프리카 연합팀이냐”는 댓글을 달았다. “언제부터 프랑스가 흑인국가였냐” “모르고 보면 아프리카팀인 줄 알겠다” 등의 댓글도 눈에 띄었다.
특정 인종이나 피부색을 겨냥한 이런 표현들은 차별적 표현이다. 국가인권위원회가 2019년 발간한 ‘혐오표현 리포트’에 따르면 민족, 국적, 인종, 피부색, 혈통 등 정체성 요인에 따라 개인이나 집단에게 가하는 경멸적이거나 차별적 표현은 혐오표현에 해당한다.
이에 몇몇 누리꾼은 “훌륭한 인재들이 인종 불문하고 국가대표로 뛸 수 있는 게 좋은 나라”라며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댓글을 달기도 했다.
직장인 최모씨(31)는 “만약 손흥민 선수에게 영국인들이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고 하면 기분이 좋겠냐”며 “낡은 인식을 버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우리 사회에 다문화에 대한 감수성이 부족하다며 더 성숙한 시민의식과 이를 위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단일민족 국가라 다민족과의 교류가 적고 이에 대한 이해보다 경제적·정치적 이익을 추구하는 보호주의가 퍼져 있다”며 “프랑스는 이민자를 포용해 좋은 성적을 내는데 우리는 갈 길이 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직장이나 일터에서도 정당한 집단의 일원으로 서로 존중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져야 한다”며 “다른 민족과 인종에 대해 사회적 관심을 더 가져야 하고 미디어와 교육도 이런 감수성을 키우기 위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