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BTS)과 친구가 될 수 있다고 느끼는 팬일수록 한국을 좋게 인식합니다. 팬덤을 공공외교 자원으로 활용하려면 이 점을 눈여겨봐야 합니다.”
‘K-POP 팬덤과 한국의 국가 명성: 미국의 BTS 팬 중심 분석’ 논문으로 이달 한국공공외교학회와 한국국제교류재단이 공동 개최한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논문의 공동 저자 중 한 명인 김수진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겸임교수(54)는 20일 동아일보와 가진 전화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전에도 BTS 팬덤에 대한 연구는 있었다. 하지만 이를 문화, 지식, 정책 등을 통해 국가에 대한 이해와 신뢰를 증진시키는 외교 활동인 공공외교 차원으로 접근해 설문조사 등 양적 연구를 실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K-POP 팬덤과 한국의 국가 명성: 미국의 BTS 팬 중심 분석’ 논문의 공동 저자 중 한 명인 김수진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교수.
그는 아마존 설문조사 업체인 매커니컬터크에 의뢰해 2020년 12월 25~29일 4일 동안 설문을 실시했다. 당시 미국에 거주한 BTS 팬 195명을 대상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사용 실태 △BTS와 맺고 있는 준사회적 관계 수준 △한국의 국가 명성 등 항목에 대해 물었다. 준사회적 관계란 실제로 대면하지 않은 상대방에 대해 장기적으로 유대감을 느끼는 관계를 말한다. 이번 조사에서는 팬과 BTS 사이의 준사회적 관계를 확인하기 위한 18개 문항이 포함됐다. ‘내가 만약 BTS를 개인적으로 알았다면 그들과 좋은 관계를 만들수 있다‘ ‘나는 BTS가 내 친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BTS는 내게 있어서 완벽한 로맨틱 파트너일 수 있다’ 등이다.
그룹 방탄소년단(BTS) 진(본명 김석진)이 13일 오후 경기 연천 제5사단 신병교육대로 입소했다. 일본, 홍콩 등 국내외에서 부대 앞을 찾은 팬들이 진의 사진을 들어보이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김 교수는 “팬들의 단순한 SNS 사용은 국가 명성에 영향을 끼치지 못하지만, SNS에서의 반복적인 상호작용은 BTS와 팬 사이에 준사회적 관계를 형성시켰다”면서 “변수들간 인과 관계를 살피는 구조 방정식 모델로 통계 분석을 한 결과 준사회적 관계와 국가 명성 간 상관관계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국가 명성의 차원을 정서·물리적 부분 등 세분화해 각 차원과 준사회적 관계의 관련성을 추가로 연구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번 연구 결과는 우리 정부가 전세계 케이팝 팬덤을 공공외교에 활용하려면 무엇을 겨냥해야 할지 보여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