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에 자주 찾는 케이크나 쿠키 설탕 많이 첨가돼 건강 해칠 수 있어 스테비아-알룰로오스 등 대체 당 인기 칼로리 낮아 당뇨 환자도 섭취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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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크리스마스 먹거리
세계인이 즐기는 크리스마스 먹거리는 다양하다. 특히 유럽 국가에는 저마다 고유한 유래와 흥미로운 이야기를 가진 특별한 크리스마스 빵과 케이크가 있다.
이탈리아는 크리스마스에 ‘파네토네’라는 빵을 먹는다. 밀가루를 발효시켜 설탕에 절인 과일과 피스타치오, 아몬드, 호두 등을 넣어 만든다. 발효에만 3∼4일 걸리는 파네토네는 1600년경 밀라노에서 토니라는 제빵사가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개발한 빵으로 토니의 빵(Pan de Toni)에서 유래했다. 높이 12∼15cm인 둥근 돔 모양을 만들기 위해 구워진 빵을 거꾸로 걸어 식힌다. 파네토네 종(種)이라 부르는 산도가 높은 천연 효모를 사용해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다. 연휴가 지나고 남은 파네토네는 얇게 슬라이스해 프렌치토스트를 만들거나 커스터드 크림 혹은 젤라토를 얹어 먹어도 별미다.
독일에선 전통빵인 ‘슈톨렌’을 먹는다. 과일과 견과류를 넣어 만든 발효빵으로 슈거파우더를 듬뿍 뿌려 눈처럼 보이게 했다. 슈톨렌은 독일인들이 크리스마스 4주 전부터 성탄을 기다리며 조금씩 잘라 먹는 빵이다. 오래 두고 먹어야 하기에 만드는 법도 독특하다. 길게는 1년 전부터 럼에 건과일과 견과류를 넣어 재운다. 이 재료들을 넣고 구운 빵에 정제 버터를 입히고 다시 설탕으로 코팅한다. 겉면엔 슈거파우더를 뿌린다. 강보에 싸인 아기 예수를 형상화했다고 전해진다. 먹을 때는 가운데부터 잘라 양쪽을 맞붙여 비닐랩으로 싸두면 마르지 않은 상태로 오래 먹을 수 있다. 파네토네가 카스텔라처럼 부드럽고 가벼운 맛이라면 슈톨렌은 단맛과 향신료 향이 진하고 묵직하다.
프랑스의 ‘뷔슈 드 노엘’은 재앙을 막아준다는 주술적 의미를 포함한 장작 모양의 케이크다. ‘구겔호프’는 마리 앙투아네트가 사랑한 알자스 지방의 명물이다. 영국에서는 ‘플럼 푸딩’을 먹는다. 우리나라와 일본, 미국은 보통 둥근 형태의 데커레이션 케이크를 즐긴다. 케이크 시트에 크림을 바르고 위에 과일이나 초콜릿, 쿠키 등으로 장식을 한다.
케이크-초콜릿 등 단 음식 과다섭취 주의
크리스마스에는 평소보다 케이크나 쿠키, 초콜릿 등 단 음식을 많이 먹게 된다. 하지만 이런 단 음식은 한 시간 정도면 우리 몸 이곳저곳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단 음식에 든 설탕은 치아와 잇몸을 괴롭힌다. 입안의 세균과 설탕이 섞이면 산성으로 변해 치아를 감싸고 있는 법랑질을 부식시키고 충치를 유발한다. 장으로 간 설탕은 단당류인 포도당과 과당으로 변해 혈액에 흡수된다. 혈액 내 당 수치가 최고조에 이르면 혈압과 심박수 상승을 초래한다. 설탕은 호르몬 교란을 유발해 해로운 세균으로부터 몸을 지킬 수 있는 면역력을 저하시킨다. 소화기관에서 머물던 설탕이 빠져나갈 때는 복통과 복부팽만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이와 같은 과정은 단 음식 섭취 후 45∼60분 이내에 이뤄지며 몸이 정상으로 돌아오기까지는 보통 5시간 정도 걸린다. 지속적으로 설탕을 과다 섭취하면 비만, 당뇨병, 심장질환, 우울증, 피부 노화, 암이 발생할 수 있다.
파티 음식을 더 건강하게 준비하는 법
당의 종류는 크게 단당류와 다당류로 분류된다. 특히 단당류는 분자량이 작아서 그만큼 빨리 분해·흡수돼 혈당에 큰 영향을 미친다. 빵, 과자, 케이크 등이 대표적인 단당류 음식에 속한다.
인슐린은 췌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우리 몸속 혈당을 조절하는데 단당류 음식을 과다섭취하면 혈당을 낮추기 위해 인슐린이 과다 분비된다. 이로 인해 체지방 분해효소 활동이 억제되면서 체중이 증가한다. 게다가 당뇨병 발생위험도 높아진다. 당에 예민하게 반응해야 하는 인슐린이 제 역할을 못해 혈당이 올라가고 혈중에 떠다니는 당이 소변으로 그대로 배출되는 것이다.
최근에는 설탕 대신 사용할 수 있는 대체 당이 주목받고 있다. 대체 당은 이러한 건강문제에 대한 걱정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게 해준다. 대체 당은 설탕 대신 단맛을 내는 인공감미료로 스테비아, 알룰로오스, 에리스리톨, 나한과, 코코넛슈가 등이 대표적이다.
크리스마스를 건강하게 보내고 싶다면 직접 음식을 준비하는 것도 좋다. 당을 적게 섭취하면서도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케이크, 쿠키 등을 만들 때 설탕 대신 대체 당을 활용하는 방법이 있다. 대체 당을 활용한 케이크와 쿠키는 일반 케이크보다 혈당 반응에 민감하지 않고 칼로리도 낮아 당뇨병 환자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다.
만드는 방법도 어렵지 않다. 기존 조리법에서 설탕을 대체 당으로 바꾸기만 하면 된다. 예를 들어 유행하는 바스크케이크를 만들 때 기본 재료로 크림치즈, 설탕, 달걀 등이 들어간다면 여기서 설탕을 대체 당인 알룰로오스 등으로 바꿔준다.
하지만 이런 대체 당이 장기적으로 도움이 될지는 아직 연구 중인 만큼 무조건 설탕 대신 대체 당을 사용하는 것보다 설탕을 줄여서 쓰는 법, 과일을 갈아서 단맛을 내는 법 등 다양한 방법을 요리에 활용해보는 것이 좋다.
탄수화물을 줄이고 단백질과 채소를 함께 섭취할 수 있는 음식을 준비하는 것도 방법이다. 대표적으로 밀푀유나베, 스키야키, 스테이크, 두부 토마토 카프레제 등이 있다. 단백질과 채소를 함께 섭취할 수 있어 체지방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요리에 자신이 없다면 밀키트(손질된 식재료와 양념, 조리법을 세트로 구성해 제공되는 제품)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시중에는 대체 당을 활용한 밀키트가 다양하게 나와 있다.
고혈압·당뇨병·만성콩팥병 등 만성질환이 있는 사람은 크리스마스 케이크도 작은 것으로 구입해 맛만 보는 정도에서 그치는 게 바람직하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