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민간 기업이 독자 개발한 발사체를 오늘 오후 우주로 쏘아 올린다.
우주발사체 스타트업 이노스페이스는 독자 개발한 엔진 검증용 시험발사체 ‘한빛-TLV’를 20일 오후 6시(한국시간) 브라질 알칸타라 우주센터에서 발사한다. 당초 한빛-TLV는 전날 발사될 예정이었으나 기상 문제로 인해 일정이 하루 미뤄졌다.
한빛-TLV는 이노스페이스의 위성발사 서비스 사업을 위한 2단형 소형위성 발사체 ‘한빛-나노’에 적용될 추력 15톤급 하이브리드 로켓엔진의 비행 성능을 검증하기 위해 발사된다. 높이 16.3m, 직경 1.0m, 중량 8.4톤이며 1단 로켓으로 15톤급 하이브리드 엔진 1개를 장착했다. 이번 시험발사는 이 하이브리드 로켓 엔진의 정상 작동과 안정적인 추력 발휘 등에 중점을 두고 비행 성능을 검증하게 된다.
이노스페이스는 앞서 지난 9월 브라질 공군 산하 CCISE(우주 시스템 조정 실행 위원회)와 알칸타라 발사센터의 상업 발사용 사용을 위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계약에 따라 알칸타라 발사센터에는 이노스페이스의 상업 발사 서비스 전용 통합발사시스템(발사대)가 설치된다.
알칸타라 발사센터는 적도 인근인 남위 2도에 위치해있는 등 로켓 발사에 최적화된 곳이다. 적도에서 가까울 수록 지구의 자전 속도를 이용하기 쉬운 만큼 연료 소비를 최소화할 수 있고, 발사 방위각이 107도로 우주 궤도에 접근하기도 용이하다. 해상 및 항공 트래픽이 없고 주거지역을 벗어나 있어 안전과 보안에도 유리하다.
브라질 당국와 이노스페이스의 협업은 이에 그치지 않는다. 당초 발사체 시험발사는 비슷한 무게의 ‘모사체’를 탑재하는 것과 달리 한빛-TLV에는 실제 탑재체가 실리게 된다.
한빛-TLV는 브라질 공군 산하 항공과학기술부(DCTA)가 개발 중인 관성항법시스템 시스나브(SISNAV)를 탑재체로 싣고 환경 운용 성능을 확인하는 임무를 동시에 수행한다. 시스나브는 무게 20㎏에 크기 310×400×280㎣ 이내인데, 브라질 당국은 시스나브가 발사 전 과정에서 발생하게 되는 충격, 고온 등을 견디고 정상 작동하는지 검증할 방침이다.
우주산업 전문 컨설팅 업체 유로컨설트의 ‘소형 인공위성 시장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소형위성 발사시장 규모는 2021년부터 2030년까지 누적 191억 달러(약 27조원)로 지난 10년 대비 253%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뉴스페이스 시대를 맞아 전세계적으로 민간 업체들이 우주 사업에 뛰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에서도 독자 개발한 발사체를 쏘아올리는 기업이 나온다는 것은 고무적인 부분이다. 이노스페이스가 이날 첫 발사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우주 개발을 이어나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김수종 이노스페이스 대표이사는 이번 한빛-TLV 발사를 두고 “이번 시험발사는 우주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매우 중요한 단계”다. 이노스페이스가 지난 5년 간 순수 우리 기술로 독자개발한 하이브리드 로켓 엔진을 검증하는 최초 시험발사인 만큼 성공적인 발사를 위해 전 임직원이 전력을 다해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