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 갈무리
배달 중 눈길에 미끄러지는 바람에 피자를 망친 배달 기사에게 손님이 손편지와 음료를 건넨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9일 소상공인·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살만한 세상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피자 가게를 운영한다는 작성자 A 씨는 “어제 배달 나간 기사한테 전화가 왔다. 아파트 단지에서 눈길에 미끄러져 넘어졌다더라”며 운을 뗐다.
A 씨는 “배달 기사에게 몸은 안 다쳤느냐고 물었더니 아파트 안이라 세게 달리지 않아 다치지 않았다고 하더라”며 “그런데 피자가 다 망가졌다기에 일단 기사에겐 돌아오라고 말하고 손님에게 전화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번엔 사고 없이 무사히 배달지에 도착한 기사는 뜻밖의 선물을 마주했다. 손편지와 함께 홍삼음료들이 쇼핑백에 담겨 문고리에 걸려있었던 것. 편지에는 “기사님, 앞에서 넘어지셨다고 들었다. 안 다치셨나”라며 “혹시 벨 안 누르고 가실까 봐 문에 걸어둔다. 추운 날 안전 운행하시라”고 적혀 있었다.
A 씨는 “(손님이) 선물을 문 앞에 걸어두고, 기사가 배달 갔더니 나와서 토닥여주기까지 했다더라”며 “기사도 넘어졌지만 기분이 좋았다고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저도 엄청 추웠는데 일하면서 마음이 따뜻해진다”고 덧붙였다.
사연을 접한 커뮤니티 회원들은 “훈훈하다” “감동 그 자체” “아직 살만한 세상이다” “나도 저런 사람이 되어야겠다” “장사하면서 힘든 점도 물론 있지만 좋은 손님들도 많이 만나는 것 같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