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가구 느는데 3~4만원대 주력
냉동피자 등 가성비 공세에 밀려
도미노-피자헛-미스터피자 매출↓
1인용-6900원 신메뉴로 회생 모색
도미노·피자헛·미스터피자 등 대형 프랜차이즈 피자업계가 저가피자, 냉동피자 등 대체재의 성장 속에서 매출이 급감하며 위기를 겪고 있다. 3만∼4만 원대 프리미엄 피자에 주력하던 피자 프랜차이즈 업계도 1인 세트, 신메뉴 경쟁에 나서면서 회생 방안을 모색하고 나섰다.
○ 매출 급감한 프랜차이즈 피자업계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배달 피자 시장 1위인 도미노피자를 운영하는 청오디피케이의 지난해 매출은 2235억 원으로 2020년(2328억 원)보다 4% 감소했다. 같은 기간 한국피자헛 매출도 1197억 원에서 966억 원으로 19% 떨어졌다. 미스터피자 역시 467억 원에서 321억 원으로 31% 줄었다. 국내 프랜차이즈 피자 ‘빅4’ 중에서는 유일하게 한국파파존스만 지난해 매출이 618억 원으로 2020년(525억 원)보다 늘었다.
배달 피자 시장이 쇠퇴한 가장 큰 이유로는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이 꼽힌다. 주요 업체들이 올해 한두 차례 최대 3000원(라지 사이즈 기준)까지 피자 값을 올리면서 대부분 메뉴가 3만 원을 넘어섰다. 피자업계 관계자는 “가격 인상 등의 여파로 소비자 발길이 줄면서 올해도 매출 감소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반면 냉동피자는 빠른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 조사에 따르면 2019년 900억 원이었던 냉동피자 시장은 2020년 1255억 원, 지난해에는 1399억 원으로 커졌다. 오뚜기가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풀무원과 CJ제일제당이 지난해 각각 400억 원, 350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치열한 2위 다툼을 벌이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피자의 경우 치킨과 달리 냉동·해동 과정을 거치더라도 배달 피자와 맛 차이가 크지 않은 편”이라며 “최근 에어프라이어가 대중화된 것도 매출 성장에 기여했다”고 했다. 노브랜드피자, 고피자 등 저가 브랜드의 공세도 부담이다.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대형마트에서도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반값 피자를 내놓으면서 기존 배달 피자의 입지를 좁히고 있다.
○ 1인 피자, 신메뉴로 돌파구 모색
피자업계에서는 가정·직장 문화가 바뀌면서 배달 피자가 위기를 맞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단체 모임이 줄어든 데다 재택근무가 늘면서 과거처럼 프리미엄 피자를 주문하는 이들이 줄었다는 것. 여기에 1, 2인 가구가 급증하면서 상대적으로 양이 많은 배달 피자를 선호하지 않는 추세도 반영됐다.
프리미엄화에 주력하던 배달 피자업계도 중저가 1인 피자를 내놓으면서 회생 방안을 모색하고 나섰다.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마니아층을 겨냥한 신메뉴 개발에도 적극적이다. 도미노피자는 지난달 가성비를 앞세운 1인분 6900원짜리 피자 메뉴를 선보였으며 피자헛도 1인용 세트 메뉴를 내놓았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