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완산 스마트마켓 ‘아날로그샵’
전북 전주시 완산구에 위치한 의류 매장 ‘아날로그샵’의 최인환 지점장이 인공지능(AI) 키오스크의 맞춤형 의류 추천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 전주=최호진 기자 hojin@donga.com
‘어떻게 하면 의류 폐기물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을까?’
전북 전주시 완산구에 위치한 의류 매장 ‘아날로그샵’을 운영하고 있는 김은진 대표에게는 해묵은 고민이 있었다. 바로 의류 폐기물이었다. 이미 만들어진 기성품이 아닌 직접 생산해야 하는 제품의 경우, 최소 발주 수량이 보통 한 종류당 100장으로 정해져 있다. 따라서 판매되지 않은 재고는 버려지곤 했다. 통계를 내보니 일반적으로 주문량의 20∼25%가 폐기됐다.
재고 관리를 개선해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을 실천하고자 했던 김 대표가 찾은 해결책은 인공지능(AI)이었다. AI가 고객이 선호하는 제품 데이터를 분석하고 재고 데이터를 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의류 폐기물을 줄이겠다는 구상이었다. 김 대표의 아이디어는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진행하는 ‘경험형 스마트마켓 지원사업’에 선정됐고, 그 혜택으로 매장 내에 최근 AI 키오스크가 도입됐다. 그는 “AI를 활용한 스마트 재고 관리 시스템 도입으로 재고 손실률을 15%까지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천장에 설치된 AI 카메라도 스마트 매장을 구현하는 핵심 요소 중 하나다. 아날로그샵 매장의 입구 쪽 천장에는 매장 방문 고객의 성별과 연령대를 분석하는 AI 카메라와 매장 전체를 확인하는 360도 카메라가 설치돼 있다. AI 카메라가 방문 고객의 동선 데이터를 수집하면 매장 직원이 키오스크에서 시각화된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성별, 연령대별로 고객이 어느 공간에 오래 머무는지 확인할 수 있다. 김 대표는 “고객이 자주 머무는 매대와 움직이는 동선을 파악해 전략적으로 제품을 진열하면서 구매 전환율을 끌어올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코로나발 팬데믹 시기, 온라인 의류 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오프라인 매장은 상대적으로 위축됐다. 하지만 김 대표는 AI 기기 도입을 통한 고객 체험 요소가 오프라인 매장에 다시 활력을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는 “도입 후 시험 단계인 만큼 30대 고객을 20대로 인식하는 등 AI의 분석이 정교하지 못할 때도 있지만 이런 오류 역시 고객에게는 재미 요소가 됐다”며 “AI 키오스크를 통한 고객 체험 공간 운영을 통해 매장 방문자 수와 체류 시간을 늘리면서 궁극적으로는 매출이 10% 이상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주=최호진 기자 ho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