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여성 자위대원 실명으로 폭로 재조사 통해 가해자 5명 면직처리 방위성, 피해사실 인정 이례적 사과
“성희롱이 마치 소통의 일부인 듯 만연했다. 감각이 마비되는 느낌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자위대원을 꿈꿨던 고노이 씨는 2020년 4월 입대했다. 5개월 후 후쿠시마현에 배치됐다. 지난해 6월까지 이곳에서 근무하며 같은 부대의 남성 대원들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
폭로 직후 자위대는 가해자 중 3명을 검찰에 송치했지만 전원 불기소됐다. 받아들일 수 없던 고노이 씨는 10만 명 이상의 서명이 담긴 재조사 요구서를 제출했다. 이후 특별 감찰이 진행됐다. 방위성은 이달 15일 직접 성폭력에 가담한 4명, 지시한 1명 등 5명을 면직 처리했다. 피해 사실을 묵살한 중대장은 6개월 정직 처분을 받았다.
고노이 씨는 이날 일부 가해자가 합의금 30만 엔(약 290만 원)을 주겠다며 사건을 덮으려 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그들이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하기를 바랐을 뿐”이라며 “사안이 가볍게 다뤄지는 것에 충격을 금치 못했다. 소송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9월 방위성은 그의 피해 사실을 인정하고 이례적으로 사과했다. 당시 요시다 요시히데 육상막료장은 “깊이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지만 성폭력을 근절할 본질적인 대책은 내놓지 못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그의 폭로 후 전 자위대원을 상대로 한 방위성의 자체 조사에서도 100건이 넘는 사례가 발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