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넷플릭스 공개 ‘더 글로리’ 감독 “처음부터 송혜교 떠올려”
배우 송혜교가 20일 서울 종로구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에서 열린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 제작발표회에 참석하고 잇다. ‘더 글로리’는 유년 시절 폭력으로 영혼까지 부서진 문동은(송혜교 분)이 온 생을 걸어 치밀하게 준비한 처절한 복수와 그 소용돌이에 빠져드는 이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태양의 후예’를 집필한 김은숙 작가와 배우 송혜교의 두 번째 만남으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022.12.10/뉴스1
서울 동대문구의 한 호텔에서 20일 열린 ‘더 글로리’ 제작발표회에서 김 작가는 “고등학생 딸을 둔 제게 학교폭력이라는 소재는 가까운 화두였다”며 “어느 날 딸이 ‘엄마는 내가 누군가를 죽도록 때리는 것과 누군가에게 죽도록 맞는 것 중에 뭐가 더 가슴 아플 것 같아’라고 질문했다. 그 짧은 순간에 많은 이야기들이 펼쳐졌고, 그렇게 시작된 이야기”라고 말했다. 이날 제작발표회에는 안 감독과 배우 송혜교 이도현 염혜란 정성일이 참석했다.
20일 열린 ‘더 글로리’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배우 박성훈, 임지연, 이도현, 송혜교, 염혜란, 정성일(왼쪽부터). 넷플릭스 제공
극은 동은을 중심으로 흘러가지만 그의 복수극에 휘말리는 캐릭터에도 이입하게 만든다. 그 중심에 선 인물이 주여정(이도현)이다. 온실 속 화초처럼 자란 성형외과 의사 여정은 동은의 복수극에 동참하면서 스스로 상처를 이겨낸다. 이도현은 “여정은 소탈해 보이지만 이면을 지닌 인물이다. 그 불분명함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고 했다.
드라마는 19세 이상 관람가다. 김 작가는 “19금을 단 이유는 욕설도 등장하고 학교폭력 내용도 굉장하지만 사법체계 안에서의 복수가 아니라 사적 복수를 선택하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안 감독 역시 “가해자가 폭력을 휘두르는 장면에서는 최대한 사실적으로 보이도록 했다. 판단은 시청자의 몫이니 객관적으로 보여주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자료 조사를 해보니 피해자들은 현실적인 보상보다 가해자의 진심 어린 사과를 원했어요. 저는 ‘사과로 얻어지는 게 뭘까’ 고민했는데, 얻는 게 아니라 되찾고자 하는 거였어요. 학교폭력은 인간의 존엄, 명예, 영광을 잃게 해요. ‘그걸 되찾는 게 시작이구나, 원점이겠구나’ 생각했습니다. 이 드라마가 피해자들에게 위로가 됐으면 합니다.”(김 작가)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