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경기 ‘꽁꽁’] 당첨가점 1년새 13점 떨어져 21점 미분양 3배이상 늘어 5만채 육박
전국 아파트 청약 경쟁률이 지난해의 절반도 안 되는 수준으로 떨어졌다. 서울 인기 지역 분양 경쟁률도 10 대 1 이하로 낮아지는 등 금리 인상과 부동산 시장 침체에 따른 청약시장 한파가 이어지고 있다. 지방에서는 이미 미분양이 속출하고 있는 만큼 부실 사업장이 늘면 건설사 자금 회수가 어려워지며 금융시장의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0일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 아파트 평균 청약 경쟁률은 7.7 대 1로 지난해(19.8 대 1)에 비해 큰 폭으로 떨어졌다. 충북(4.2 대 1), 광주(5.4 대 1), 경기(6.8 대 1) 등에서 부진했다. 서울은 10.1 대 1이었다.
당첨 점수도 크게 떨어졌다. 올해 민간분양 아파트 청약 당첨 가점 평균은 21점으로, 지난해 34점 대비 10점 넘게 떨어졌다. 수도권도 지난해 46점에서 올해 28점으로 하락했다. 부동산R114 관계자는 “연이은 금리 인상으로 이자비용이 커지며 청약 수요가 급감했다”고 했다.
분양가가 오른 데다 금리까지 높아지며 중도금 대출이 안 되는 아파트는 청약시장에서 흥행이 저조한 분위기다. 이날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서울 마포구 아현동 ‘마포 더 클래시’ 53채 모집에 792건의 청약통장이 접수돼 14.94 대 1 경쟁률을 나타냈다. 대출이 불가능한 전용 84m²는 모두 5∼8 대 1의 경쟁률에 그쳤다. 올해 10월까지 서울에서 중도금 대출이 가능했던 9억 원 이하 분양가 아파트 평균 청약 경쟁률은 42.3 대 1로 9억 원 초과 아파트(14.9 대 1)보다 높았다.
지방 위주로 미분양도 늘고 있는 추세다. 이날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10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4만7217채로 1년 전 1만4075채에 비해 3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건설업계에서는 미분양이 늘어나면 건설사의 공사대금 회수가 늦어지기 때문에 줄도산 등의 가능성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서영 기자 ce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