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출근시간 2배”…대설주의보에 차도 사람도 ‘거북이 걸음’

입력 | 2022-12-21 09:29:00

수도권에 대설특보가 발효된 21일 오전 서울 강남구 강남역 버스 정류장에서 시민들이 출근길에 나서고 있다. 2022.12.21 뉴스1


“출근 시간이 딱 2배 걸렸네요.”

21일 오전 경기 고양시에서 서울 종로구로 출근하는 A씨(49·남)는 평소보다 30분 정도 일찍 출발한 덕분에 지각을 면했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눈이 더 많이 와서인지, 기온이 낮아서인지 모르겠지만 경기도쪽 도로에 눈이 더 많이 쌓여 있었다”며 “도로에 차들은 평상시보다 30% 이상 줄어든 것 같았는데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말했다.

이날 대설특보가 발효된 수도권에 많은 눈이 내리면서 출근길 시민들의 발길도 묶였다. 대중교통에 승객이 몰리면서 지하철과 버스도 혼잡했다. 서울시는 오전 9시30분까지 지하철, 버스 출·퇴근 집중 배차 시간을 30분 연장 운행할 예정이다.

이날 오전 남양주시 도농역에서 잠실로 출근하는 이모씨(여·57)는 “평소엔 첫차 다음 열차를 타는데 오늘은 첫차를 타려고 일부러 20분 정도 일찍 출근했다”며 “아침까지 눈이 펑펑 내리고 있어서 가족들에게 우산을 가지고 나오라고 연락해뒀다”고 말했다.

수도권에 대설주의보가 발효된 2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앞에서 시민들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2022.12.21 뉴스1



눈이 쌓이면서 시민들은 분주한 출근길을 평소보다 더 서둘렀다. 영등포구 신길동에서 광화문으로 출근한 20대 이모씨는 “지하철을 이용해 출근에 큰 어려움은 없었지만, 평소보다 붐빌 것 같아서 조금 더 일찍 나왔다”며 “계단이 평소보다 미끄러워서 더 조심했다”고 말했다.

눈길에 지각 사태도 속출했다. 중랑구 면목동에서 서초구 교대역으로 출근하는 임모씨(여·25)는 “평소대로 나왔는데 20분 정도 지각할 것 같다”며 “눈길에 미끄러질 뻔해서 천천히 걸어오다가 평소 타던 시간대의 지하철을 두 대나 놓쳤다”고 토로했다.

이른 아침부터 버스 정류장도 붐볐다.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 동안 신발과 옷에 눈이 소복하게 내려앉아 버스 탑승 전 바닥에 발을 구르는 시민들의 모습도 보였다.

버스 기사는 하차하는 승객들을 향해 “미끄러우니 손잡이를 잡으며 내려달라”고 안내했다. 빙판길로 변한 도로에서 종종걸음으로 달려온 시민은 겨우 버스에 올라탔다.

강북구 삼양사거리에서 시청역으로 출근하는 박모씨(31)는 “평상시에도 지옥철이긴 해도 대부분 한 번에 잘 구겨 탈 수 있었는데 오늘은 열차를 한 대 보냈다”며 “아무리 제설해도 여러 차례 미끄러지면서 ‘죽을 뻔했다’는 생각도 최근 몇 번 들었다”고 말했다.

서울을 비롯해 중부지방에 대설특보가 발효된 21일 오전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서 시민들이 버스에 탑승하고 있다. 2022.12.21 뉴스1



도심 곳곳에서 일대 제설작업도 계속됐다. 광화문 광장 인근 제설 삽으로 밀어둔 눈은 인도 한쪽에 작은 봉우리를 이룰 만큼 금세 쌓였다. 시민들은 장갑과 목도리, 모자를 두껍게 챙겨입고 우산을 치켜든 채 종종걸음으로 바쁘게 오갔다.

동대문으로 출근하는 유향숙씨(62·여)는 “최근 서울에 내린 눈보다 아침 지하철 연착으로 인한 걱정이 더 컸다”며 “눈이 오후까지 계속 온다는데 길이 얼어붙어 다칠까 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곳곳에서 눈길 교통사고도 잇따랐다. 오전 7시31분쯤 남부순환로 개봉1동사거리~오류IC 방면 1, 2차로에서 승용차와 화물차가 부딪쳐 도로 일부가 통제됐다.

오전 8시35분쯤에는 배명사거리에서 삼전사거리 방면 1차로에서 추돌사고가 발생했고 비슷한 시간 화랑로 화랑대사거리~노원로 원자력병원 입구 3차로에서도 추돌사고가 발생해 도로가 통제됐다…

이날 오전 4시50분을 기해 서울에는 대설주의보가 발표됐다. 오전 8시 기준 수도권 적설량은 △서울 3.0㎝ △인천 3.3㎝ △강화 8.0㎝ △양주 6.6㎝ △동두천 4.9㎝ △의정부 4.0㎝ 수준이다.

서울과 인천은 이날 오후 3시까지 2~8㎝ 눈이 쌓일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 북·동부는 5~10㎝, 경기 북부지역을 중심으로 15㎝까지 눈이 쌓이는 곳도 있다.

서울시는 지하철, 버스 출·퇴근 집중 배차 시간을 오전 7시부터 오전 9시30분까지 평소보다 30분 연장 운행한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