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비주류 당권 주자 유승민 전 의원은 21일 당 주류 측의 ‘당원투표 100%’ 당대표 선출 규정 개정 작업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뒤에서 지휘감독을 하고 ‘오다’를 내리고, ‘윤핵관’들이 완장을 차고 폭거를 저지르고 해당행위를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유 전 의원은 이날 YTN ‘뉴스라이더’에 출연해 “윤 대통령이 왜 이렇게 ‘1인 독재 사당’을 만들려고 하겠나. 당을 100% 장악해 1년밖에 안 남은 총선에서 윤석열의 사람을 심기 위한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언제 이렇게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 비슷하게 찍소리도 못하는 정당이 됐느냐. 정말 한심한 것”이라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윤 대통령과의 관계 질문에 “그 분이 서울중앙지검장 할 때 만나고 싶다고 이야기하길래 세 차례 밥도 먹고 술도 먹었다. (대학교) 선배 후배 사이 좋았다”며 “다만 경선은 치열하게 하는 것이고, 경선 과정에서 정책과 공약, 도덕성, 대통령으로서 자격 문제를 가지고 치열하게 경쟁했다”고 답했다.
유 전 의원은 김기현·안철수 의원 등 경쟁 주자들의 견제성 발언에 대해서도 날선 입장을 내놨다. 그는 “당이 이렇게 어처구니 없는 퇴행적 일을 하는데 후보들이 분개하지 않고 ‘나는 바뀐 룰로도 1등이다’ 이런 이야기만 하는 것 자체가 너무 한심하다”고 비판했다.
김기현 의원이 ‘축구선수가 규칙을 말하는 건 우습다’고 말한 데 대해서는 “맞는데, 월드컵 두 달 전에 룰을 바꾸는 FIFA가 어디 있나”라며 “선수가 룰이 결정되면 당연히 따르지만, 비대위에서 군사작전하듯 방망이 두드리는 데 대해 아무 말도 안 하고 한마디 문제의식도 없는 당대표가 과연 맞느냐, 당원들께서 심판해주셔야 할 문제”라고 했다.
안철수 의원의 ‘윤석열 정부가 성공하는 것이 목적이 아닌 경우도 있을 수 있다’ 발언에 대해서는 “저는 이제까지 야당, 여당 쭉 겪으면서 역대 정권을 잡은 대통령과 정부의 성공을 바라면서 이야기했던 사람”이라며 “안 의원께서 윤 대통령이나 윤핵관들한테 좀 예쁘게 보이려고 저러는 것 아닌가 싶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오는 23일 당 전국위원회에서 ‘당원투표 100%·결선투표 도입’ 당헌 개정안을 의결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유 전 의원은 이를 비판하면서도 당원 표심 호소에 진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여론조사를 보시면 민심에서 계속 압도적으로 앞서가니까, 보수층 내지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제가 올라가고 있다”며 “아직 전당대회가 세 달이나 남았기 때문에, 저는 민심에서 앞서는 후보가 결국 당심을 얻을 거라는 생각을 한다”고 덧붙였다.
유 전 의원은 당대표 출마 결심 질문에는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 제가 이 일을 하는 게 정말 정치적 소명이 맞다는 확신이 들면 도전한다”며 “당에서 유승민을 공격하면 대통령이 예뻐한다는 말이 통하는지 온갖 분들이 다 공격을 하시는데 제가 일일이 어떻게 대꾸하겠냐. 오로지 국민만 보고 정치하겠다”고 답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