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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설에 전국 빙판길 교통사고 속출…버스-지하철 몰려 혼잡

입력 | 2022-12-21 18:45:00

경남소방본부 제공


21일 오전 수도권에 한때 시간당 2~4cm의 강한 눈이 내리는 등 전국 곳곳에 많은 눈이 내린 가운데 빙판길 추돌사고가 잇따랐다. 수도권 지하철은 출근길 인파가 몰리면서 ‘지옥철’로 변했고, 만원 객차에서 승객이 호흡곤란 증세로 쓰러지기도 했다.
●빙판길 교통사고 잇따라
경남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44분경 경남 김해 남해고속도로 진례JC에선 얼어붙은 도로를 달리던 차량 11대가 연쇄 추돌했다. 부산신항 방향으로 달리던 차량이 빗길에 미끄러지며 앞차를 들이받았고, 뒤따르던 차량 10대가 잇따라 추돌한 것이다. 이 사고로 50대 남성 1명이 경상을 입었다.

대형 차량 전복 사고도 잇따랐다. 오전 7시40분경 경북 경주시 내남면 경부고속도로에서 서울방면으로 향하던 25t 탱크로리가 앞서 사고 난 차량을 피하려다가 빙판길에 미끄러지며 전도됐고, 40대 운전자가 경상을 입었다. 오전 10시 8분경에는 충북 제천시 금성면 월림리 중앙고속도로 대구방향 남제천 나들목(IC) 인근에서 25t 트레일러가 눈길에 미끄러지면서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3m 아래로 떨어져 전복됐다. 이 사고로 운전자 등 2명이 부상을 입었다.

초등학생들이 탄 버스가 빙판길에 미끄러지는 아찔한 사고도 있었다. 이날 오전 8시 19분경 서울 노원구 화랑대사거리에서 초등학생 37명이 탄 통학버스가 미끄러져 신호등과 부딪쳤다. 다행히 부상자는 없었다. 서울 동작대로와 올림픽대로, 관악로 등 주요 도로에서도 사고가 이어졌다.
●지하철 혼잡에 승객 호흡곤란
지하철 운행도 눈 때문에 차질을 빚었다. 이날 오전 6시 51분 경 경기 김포시에선 차량기지에 있던 김포도시철도 전동차에 전기 공급이 이뤄지지 않아 5대가 김포골드라인 노선에 투입되지 못했다.

평소에도 출퇴근시간대 승객이 많아 ‘지옥철’로 불리는데 배차간격이 기존 3분 20초에서 4분 가량으로 늘면서 출근길 혼잡도가 한층 높아졌다. 김포골드라인을 타고 서울로 출퇴근하는 장모 씨(30)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탑승장 위층부터 줄을 서 기다렸다”며 “지하철이 한 대 오면 너도 나도 억지로 밀면서 탑승하려는 모습에 이태원 핼러윈 참사가 떠올라 공포스러웠다”고 말했다.

오전 7시 48분경 김포공항역에선 혼잡한 객차에 타고 있던 20대 여성이 호흡곤란 증상을 보이며 쓰러졌다. 이 여성은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포골드라인 측은 “오전 8시 40분경 전동차 2대를 추가 투입해 운행을 정상화했다”고 밝혔다.

눈길을 고려해 차량 대신 대중교통을 택한 시민들이 몰리면서 서울 지하철도 일부 노선 운행이 10~20분씩 정도 지연됐다. 이날 서울 지하철 공덕역에서 환승한 직장인 김모 씨(25)는 “환승길 승객이 평소의 3~4배나 됐다 다“고 말했다.
●일부 도로 통제, 낙상사고 잇따라
자가용 출근을 택한 직장인들은 정체된 도로에서 발만 동동 굴렀다. 경기 시흥시에서 안양시의 직장으로 출퇴근하는 김혜정 씨(26)는 “눈이 오기에 일찍 나왔는데도 길에 차가 꽉 차 출근 시간이 평소의 2배 이상이나 걸렸다”고 했다.

이날 낮까지 3.5cm의 눈이 쌓인 서울에선 제설작업을 위해 동부간선도로와 상도지하차도, 북안산로 일부 구간이 한때 통제되면서 시내버스 일부 노선이 우회 운행했다. 골목길 등에선 낙상사고도 이어졌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까지 항공기 4편이 결항됐으며, 지방도로 24곳과 여객선 항로 6개, 국립공원 13곳의 탐방로 327개가 통제됐다. 서울시는 이날 퇴근시간대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 집중 배차시간을 기존 오후 6~8시에서 오후 8시 반까지로 30분 연장했다.




김윤이기자 yunik@donga.com
김포=공승배기자 ks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