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맹 70주년 기념 ‘통합 훈련’ 실시 연합전력 압도적 대응력 과시 방침 국방부, 전군주요지휘관회의 개최 내년 야외 실기동 훈련 확대 등 논의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21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22년 후반기 전군주요지휘관회의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이 장관은 회의에서 “만약 북한의 도발 상황이 발생하게 되면 주저하지 말고 단호하게 대응해 줄 것을 특별히 당부한다”고 말했다. 국방부 제공
한미가 내년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대규모 연합 합동화력시범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미 장병 수천 명과 각종 무기체계가 총동원되는 이 훈련은 ‘통합화력 격멸훈련’이란 명칭으로 지금까지 역대 정부에서 9차례만 실시됐다. 한미는 이 훈련을 통해 연합 전력의 압도적인 대응력을 과시할 방침이다. 이 훈련은 2017년 이후 6년 만에 실시되는 것으로, 문재인 정부 땐 진행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국방부는 21일 이종섭 장관 주관으로 100여 명의 지휘관이 참석한, 하반기 전군주요지휘관회의를 개최했다. 이번 회의에선 야외 실기동 훈련의 규모, 종목을 확대해 2018년을 마지막으로 폐지된 독수리훈련(FE)을 사실상 부활시키기로 했다. 또 북한의 위협이 해를 거듭하며 고도화되는 만큼 내년부터 북한의 최신 핵·미사일 위협을 반영한 새로운 시나리오를 연합훈련에 적용하기로 했다.
○ 전략자산 대거 투입된 독수리훈련 5년 만에 ‘부활’
21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22년 후반기 전군주요지휘관회의. 국방부 제공
앞서 70주년 광복절을 맞아 역대 8번째로 실시된 2015년 통합화력 격멸훈련에선 47개 부대 2000여 명의 한미 장병이 참가했다. 박근혜 당시 대통령을 비롯해 국내외 주요 인사, 외국군 관계자 등이 참관한 당시 훈련은 북한이 우리 군 최전방 감시초소에 총격을 가한 상황을 가정해 북한군을 초토화하는 시나리오로 진행됐다. 훈련에는 전차 등 기동장비 97대와 헬기 45대, 항공기 42대 등이 투입됐고 1만500여 발의 탄약이 사용됐다.
군은 2018년까지 컴퓨터 시뮬레이션 훈련인 키리졸브(KR)와 대규모 실기동 훈련인 독수리훈련을 실시했으나 비핵화 협상 등을 이유로 2019년부터는 독수리훈련을 폐지하고, 컴퓨터 시뮬레이션 훈련만 해왔다. 문재인 정부에서 중단된 독수리훈련이 사실상 5년 만에 부활하는 셈이다. 2016∼2017년 실시된 독수리훈련 당시엔 미 증원 병력만 1만5000명 이상이 동원돼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함을 비롯해 F-22 스텔스기, B-52 전략폭격기 등 각종 전략자산이 대거 한반도로 전개된 바 있다.
○ 내년 훈련부터 ‘北위협 최신화’ 작계 적용
21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22년 후반기 전군주요지휘관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는 이종섭 국방부 장관. 국방부 제공
아울러 군은 ‘한국형 3축 체계(킬체인, 미사일방어, 대량응징보복)’ 능력을 확충하기 위해 내년부터 ‘현무-5’ 등 첨단 고위력 미사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등 개발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이종섭 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더욱더 강화된 한미동맹 속에서 북한 핵 위협에 대응해나가야 할 것”이라며 “북한의 비(非)핵 위협에는 우리 군이 주도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 대해서도 완벽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임전필승의 현장즉응태세’를 철저하게 유지하라”고 당부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