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경제정책방향] “성장률 1.6% 전망” 경제 경고음
정부가 내년 1%대 저성장을 공식화한 이유는 그만큼 미국의 급격한 긴축, 중국의 경기 둔화, 우크라이나 전쟁과 에너지 대란 등 한국 경제가 처한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수출은 올해보다 4.5% 감소하지만 수입은 그보다 더 큰 폭으로 줄어 경상수지는 ‘불황형 흑자’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사상 초유의 경기 침체가 불가피한 만큼 당장 눈앞의 위기 극복과 생존이 시급해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잠재성장률 밑도는 1%대 성장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현재 데이터를 갖고 가장 진솔하게 담은 숫자”라고 설명했다. 통상 정부 전망치에는 정책 효과와 ‘기대치’가 더해지는데 이를 반영하지 않았다. 해외에서 촉발된 복합 위기가 내년에 국내 경제 전반에 걸쳐 본격화되며 상당 기간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객관적인 전망치를 내놓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 내부적으로 ‘경제는 심리’란 점을 감안해 2.0%나 1.9%를 전망치로 내놓자는 의견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 수출보다 수입 더 크게 줄어 불황형 흑자
내년 고용시장은 올해와 달리 극심한 한파가 예상된다. 정부가 추산한 내년 취업자 수 증가 규모는 10만 명이다. 2020년 이후 새로 만들어지는 일자리가 가장 적은 해일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위기가 닥쳤던 2020년 취업자 수는 21만8000명 줄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기 침체를 피할 수 없다면 미래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이냐가 중요하다”며 “한계기업 옥석 가리기는 경기 침체기에만 할 수 있는 만큼 그동안 계속 미뤄왔던 구조조정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