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공부모임 국민공감 두번째 모임에서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국민의힘이 내년 3월 당원 투표 100%로 당 대표를 선출하기로 하면서 ‘컷오프(1차 예비경선)’ 역시 당원 100% 여론조사 방식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22일 알려졌다. 지난해 전당대회에선 당 대표 후보 7명에 대해 당원 50%, 일반 국민 50% 비율로 여론조사를 실시해 5명이 본선에 진출했다. 하지만 올해 당헌당규까지 개정하며 ‘당심(黨心) 100%’에 방점을 찍은 만큼 컷오프 역시 예년과 달리 당원 100% 여론조사 방식이 유력한 상황이다.
● “컷오프가 첫 승부처” 주자들 긴장
22대 총선 공천권을 쥔 차기 당 대표를 뽑는 선거다보니 이미 당 안팎에선 10여 명의 후보가 당권 주자로 거론되고 있다. 여기에 최근 국민의힘 지지층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나경원 전 의원과 안철수 의원, 유승민 전 의원 등이 선전하고 친윤(친윤석열) 진영 후보들의 지지율은 낮게 나타났다. 친윤 진영이 중심이 돼 결선투표와 ‘당원 투표 100%’를 도입했지만 정작 친윤 후보들이 초반 경쟁에서 고전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컷오프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예비경선 방식은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가 꾸려지면 결정할 일”이면서도 “당헌당규까지 고쳐가며 당심을 100% 반영하겠다는 당 지도부 의지에 비춰볼 때 사실상 예비경선 역시 당원 100% 방식으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르면 26일 출범할 예정인 전대 선관위는 예비경선 투표 방식을 여론조사로 할지 당원 모바일 투표 및 자동응답(ARS) 전화 투표 방식을 선택할지를 결정하게 된다. 지난해 전당대회에선 여론조사기관 2곳을 통해 당원 2000명, 일반 국민 중 무당층과 국민의힘 지지층 2000명에 대해 이틀 동안 여론조사를 실시해 본선 진출자를 가려냈다. 당 안팎에선 통상 모바일 투표와 ARS 투표가 각각 이틀 씩 총 나흘 동안 진행됐던 점에 비춰볼 때 예비경선은 당원 100% 여론조사 방식이 유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두고 비주류 진영에선 “컷오프부터 친윤 살리기에 나서겠다는 것”이라는 불만도 감지된다. 수도권의 한 초선 의원은 “당원 투표 100%까지는 도입할 명분이 있다고 쳐도 결선투표제 도입과 컷오프 당원 100% 방식까지 무리해서 밀어붙이면 사실상 대놓고 친윤 후보를 당선시키겠다는 것”이라며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도 이날 MBC 라디오에서 “(‘당원 투표 100%’ 개정은) 저보고 ‘나오지 말라, 유승민은 안 된다, 유승민 나와도 막겠다’는 메시지임은 분명하다”면서 “제 도전정신을 오히려 자극하는 것”이라고 했다.
● 늘어난 수도권·MZ 세대 당원 표심 어디로
3월 대선과 7월 ‘이준석 사태’를 거치면서 세대별, 지역별 당원 구성이 크게 바뀐것도 변수로 꼽힌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지난해 27.4%에 불과했던 2040세대 당원 비율은 올해 8월 기준으로 약 33%까지 늘어났다. 여권 관계자는 “수도권 당원 비율 역시 지난해에 비해 약 7%포인트 상승한 37% 수준인데, 영남 당원 비율은 지난해 55%에서 40% 정도로 낮아졌다”며 “당원 구성이 크게 변한만큼 친윤 후보에게 표가 쏠리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당 지도부는 23일 전국위원회에서 당헌당규 개정안이 통과되면 26일 전당대회 일정을 의결하고 선관위 출범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현재까진 내년 3월 8일에 본선을 치르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