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 9~11월 매출 47% 급감, 금리 올라 주택거래 1년새 35%↓ 12월 소비심리 개선 지표 나오자 경기 연착륙 가능성에 증시 급등
AP/뉴시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에 직격탄을 입은 미 부동산 시장은 ‘거래 절벽’이 심화되고 있다. 1999년 기록이 시작된 이래 최장기인 10개월 연속 거래 수가 줄었다.
○ 깊어지는 美 테크-부동산 겨울
마이크론은 이날 자체 회계연도 1분기(9∼11월) 매출액이 41억 달러(약 5조2000억 원)로 전년 대비 약 47% 감소했다고 밝혔다. 1분기 손실은 1억9500만 달러(약 2500억 원)로 주당 18센트 적자를 봤다. 이는 시장 전망치를 하회한 수준이다. 산제이 메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성명에서 “최근 몇 달 동안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드라마틱하게 급락했다”며 실적 악화의 이유를 설명했다. 팬데믹(대유행) 기간 급증했던 컴퓨터 등 정보기술(IT) 기기가 급속히 냉각되며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얼어붙었다는 것이다.
문제는 내년 상반기 전망도 어둡다는 점이다. 마이크론은 12∼2월에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줄고, 주당 순손실이 52∼74센트로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년 하반기가 돼서야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도 밝혔다. 앞서 인텔도 100억 달러(약 12조7000억 원) 비용 감축 일환으로 감원을 시사했다. 엔비디아와 퀄컴은 고용 동결을 밝히는 등 글로벌 반도체 업계가 얼어붙은 상태다.
○ 인플레 둔화에 소비심리 회복되나
부정적 경기 전망 속에도 이날 미국 소비심리가 개선됐다는 지표가 나와 뉴욕 증시에서 나스닥 지수가 1.5% 급등했다. 11월 최대 성수기 블랙프라이데이에도 소매 매출이 급감해 비관론이 휩쓸던 미 증시가 12월에 소비심리가 개선됐다는 발표에 수직 상승한 것이다. 미 콘퍼런스보드에 따르면 12월 소비자신뢰지수는 108.3으로 올해 4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소비자 기대 인플레이션도 6.7%로 2021년 9월(7.1%) 이후 가장 낮았다.전날 소비 경기에 민감한 나이키와 페덱스 실적이 시장 전망을 뛰어넘는 호실적을 기록한 점도 내년 경기 연착륙에 대한 희망에 불을 지폈다. CNN은 “유가가 하락하고 체감 인플레이션이 내려가면서 소비심리가 크게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