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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대선자금’ 재판 시작… 김용 “돈 받은 적 없어” 檢 “증거 탄탄”

입력 | 2022-12-23 18:11:00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2019.9.17. 뉴스1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로부터 불법 대선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된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수감 중)에 대해 검찰이 23일 법정에서 “공소사실 한 문장, 한 문장 증거로 입증이 가능하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김 전 부원장 측은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하며 검찰의 ‘공소장 일본주의(一本主義)’ 위반을 주장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조병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검찰은 “뇌물처럼 은밀한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특성상 이 정도로 증거가 탄탄하게 갖춰진 건 드물다고 말할 수도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김 전 부원장은 지난해 4~8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 정민용 변호사와 공모해 남욱 변호사에게 4차례에 걸쳐 대선자금 명목으로 8억4700만 원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이에 대해 김 전 부원장 측은 “공소사실은 전혀 사실이 아니고 유 전 직무대리로부터 돈을 받은 게 전혀 없다”며 부인했다. 또 “공소장에서 범죄사실은 한두 페이지고 나머지에는 전제사실이라는 명분으로 재판장이 선입견을 갖게 할 수 있는 너무나 많은 사실이 적혀 있다”며 “공소장 일본주의를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공소장 일본주의는 판사가 선입견을 갖지 않도록 범죄사실과 직접 관련이 있는 내용만을 정리해 넣도록 한 원칙이다.

검찰은 “이 사건은 단순히 지난해에 국한된 범행이 아니고 약 10년 전부터 지금까지 대장동 사업을 함께 진행하면서 경제적으로 유착된 피고인들이 공동 범행한 것”이라며 “10년 전부터 구체적 사실을 적시할 필요가 있어서 기재했고 공소장 일본주의 위배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전제사실이 배경 설명 취지인 것은 알겠지만 상당히 많이 기재돼 있다”며 “검찰 측 입장이 이해는 되지만 문제도 있다”며 검찰에 추가 검토를 요청했다.

유 전 직무대리는 재판을 마친 뒤 기자들에게 김 전 부원장이 공소사실을 부인한 것에 대해 “거짓말”이라고 비판했다. 또 최근 본인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대통령 당선을 대비해 인재 물색을 했다는 주장을 이 대표 측이 부인한 것에 대해 “양심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자꾸 거짓말하면 진실로 한 번 확실하게 가려드리겠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1부(부장판사 최병률)는 지난해 10월부터 올 7월까지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의 지시로 대장동 수익 약 260억 원을 은닉한 혐의(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로 구속된 화천대유 공동대표 이한성 씨의 구속적부심을 기각했다.



김태성 기자 kts571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