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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비밀경찰서’ 거점 가능성 음식점 조사…해당 식당은 의혹 부인

입력 | 2022-12-23 20:19:00

주한중국대사관. 2020.2.4/뉴스1 ⓒ News1


방첩 당국이 서울의 한 중국음식점이 한국에 설치된 중국의 ‘해외 비밀경찰서’ 거점일 가능성이 있다며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해당 음식점 측은 23일 “우리는 아무 관련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주한 중국대사관 역시 “전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냈다.

강남권에 있는 이 음식점 관계자는 이날 동아일보 취재진과 만나 “우리 가게는 그런 곳(비밀경찰서)과는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식당 직원들도 “비밀경찰서에 대해 모른다”고 답했다.

이날 점심 무렵 방문한 식당은 평범한 대형 중국음식점의 모습이었다. 이 식당은 총 3층으로, 2층에 있는 방 7개 가운데 2개에서 손님들이 식사하며 중국어로 대화하는 소리가 들렸다. 3층 대형 홀에는 ‘한중 손잡고 함께 미래로’라고 쓰인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홀 한쪽 구석에는 디지털 도어락이 달린 작은 방이 있었고, 별도 창고에는 주류와 함께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선전부가 출간한 ‘시진핑 국정운영을 말하다’ 등의 중국어 서적들이 상자 안에 담긴 채 쌓여 있었다.

식당 주인은 한 재한 중국인 단체의 임원을 맡고 있다. 이 식당에 주류를 3년 정도 납품했다는 업체 대표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화교들 모임이 이 식당에서 자주 열린다”고 했다.

음식점 법인은 2017년 12월 일반음식점 및 연회장업으로 처음 등록됐고, 2018년 중국음식점업을 추가로 신고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 식당이 해당 건물을 임차해 영업을 시작한 것은 2020년 7월이다.

공개돼 있는 기업분석 보고에 따르면 이 법인은 2018년 매출이 1억여 원, 2019년 2억여 원이었는데 각각 2억여 원과 6억여 원의 손실을 냈다. 매출 대비 적자가 적지 않은데 영업을 지속해 온 것이다.

식당은 건물 소유주와 임대차 계약 문제로 마찰이 있고, 지속 운영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건물 소유 회사 관계자는 “식당이 소유주와 계약을 갱신하지 않아 현재 무단 점유 상황인 것으로 안다”고 했다. 식당 앞에는 소유주 측이 붙인 것으로 보이는 ‘불법 점유’ 경고문이 있었다.

식당은 최근 ‘매장 내부 수리로 내년 1월 영업을 하지 않는다’고 공지한 상태다. 다만 해당 식당이 폐업 예정이라는 보도에 대해 식당 지배인은 “장사가 잘 안 되는 기간 공사를 할 예정이지 폐업 계획은 없다”고 했다.

이날 주한 중국대사관은 중국이 해외 비밀경찰서를 설치했으며, 방첩 당국이 서울의 식당을 거점으로 보고 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대변인 명의의 입장문을 배포하고 “이른바 ‘해외 경찰서’는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근거 없는 보도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