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北무기 인도’ 첫 공식 확인 안보리서 양측 거래 쟁점화하기로 푸틴, 바이든-젤렌스키 회동 하루뒤 “종전 빠를수록 좋아” 외교해법 언급
푸틴, ‘전쟁’ 표현 첫 사용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2일(현지 시간) 제정 러시아의 마지막 황제인 니콜라이 2세 초상화가 있는 모스크바 크렘린궁의 한 방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그는 “우리의 목표는 전쟁을 끝내는 것”이라며 2월 우크라이나 침공 후 처음으로 그간 사용했던 ‘특별군사작전’ 대신 ‘전쟁’이란 표현을 썼다. 모스크바=AP 뉴시스
이날 푸틴 대통령은 “전쟁의 쳇바퀴를 돌리기보다 종전(終戰)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모든 무력 충돌은 어떤 식으로든 외교 협상을 통해 끝난다”고 평화 해법 가능성을 내비쳤다. 하루 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미국 워싱턴에서 회동한 후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18억5000만 달러(약 2조3000억 원)의 추가 지원을 발표하고 최근 러시아군이 열세에 몰리자 외교를 통한 일종의 출구 전략을 모색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 美 “유엔서 北-러의 안보리 결의 위반 논의”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22일 전화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지난달 바그너그룹에 1차 무기 인도를 완료했다. 더 많은 무기를 전달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고 밝혔다. 양측의 무기 거래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며 즉각 중단 또한 촉구했다. 그는 “동맹 및 파트너 국가와 안보리에서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이날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대사 또한 성명에서 “바그너그룹의 북한 무기 구매는 북한에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개발에 사용할 자금을 대주는 것”이라며 “한반도의 불안정성에 기여한다”고 지적했다.
바그너그룹은 시리아, 리비아, 수단 등 세계 분쟁지역에서 푸틴과 결탁한 현지 친러 정권을 위해 활동했다. 이 과정에서 민간인 학살 등 전쟁 범죄를 자행해 악명을 떨쳤다. 이날 바그너그룹과 북한은 모두 무기 거래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 푸틴 “종전, 빠를수록 좋아”… 외교 해법 강조
푸틴 대통령은 22일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우리의 목표는 전쟁을 끝내는 것”이라며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외교 해법을 강조했다. 침공 후 줄곧 현 상황을 ‘특별 군사작전’이라고 칭했던 그가 ‘전쟁’을 언급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다만 그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할 예정인 패트리엇 미사일에 대해 “꽤 낡은 무기이며 우리의 ‘S-300’ 대공미사일보다 못하다”고 평가 절하했다. 이어 “그들(미국)이 패트리엇을 배치하겠다면 그렇게 하라고 하라”며 “그것도 파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미 동부 시간 22일 밤(중국 시간 23일 오전)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통화했다. 블링컨 장관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전 세계에 가져올 파장,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등을 우려하며 “새로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미국과 다른 국가를 타격할 수 있다”고 했다. 블룸버그 등은 이를 두고 미국이 중국에 코로나19 백신을 지원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했다.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이 21일 중국 베이징을 찾아 시진핑 국가주석과 만나자 중국과 러시아의 밀착을 경계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