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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 한파에 역대 최대전력 또 경신…내주 전기요금 인상폭 관심

입력 | 2022-12-25 07:09:00


이달 한파·폭설로 전력수요가 역대급 수준을 계속 경신하면서 다음 주 발표를 앞둔 전기 요금이 예상보다 더 오르는 것은 아닌지 주목된다. 내년에도 고물가가 계속될 것이란 전망에도 전력 수요증가로 한국전력의 적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전 11시 최대 전력수요는 9만4509㎿를 기록했다. 이는 전날 오후 5시에 경신한 역대급 기록인 9만2995㎿를 1510㎿나 넘어선 수치다. 지난해 동계 최대 전력수요(9만708㎿)보다 약 4.2%(3801㎿) 많다.

한국전력의 적자 역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한전은 4분기 약 8조6000억원의 영업손실을 포함 올해 약 30조원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추산된다.

사채 발행 한도를 확대하는 한전법 개정안이 국회 상임위원회 문턱을 넘으면서 한 고비를 넘긴 듯 보이지만, 이 또한 빚인 만큼 적자 개선을 위해 실질적인 공공요금 인상이 필요한 상황이다.

관건은 적자 해소를 위해 한전과 산업통상자원부가 제시한 ㎾h당 50여원 인상 요인이 이번에 얼마나 적용될지 여부다. 앞서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내년 기준연료비 상승분이 50원 이상이 될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물론 서민이나 소상공인, 기업에 충격을 주지 않기 위해 단계적인 인상을 추진하겠다는 단서를 달았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한파에 역대급 전력수요가 이어지는 만큼 한전의 적자가 더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물가·에너지 당국이 인상폭을 어느 수준으로 최종 조율할 지 주목된다.

이번 전력수요 급증의 원인은 더블 블로킹으로 인한 북극발 한파로 전국적으로 기온이 크게 떨어지면서 난방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게다가 충남·전라와 경상 서부 지역에 며칠째 이어지는 폭설로 태양광 이용률이 감소하며 전력 수요가 증가한 것도 한몫 했다.

앞으로 한파가 계속되면서 이 같은 분위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다음 주에도 한파가 이어지면서 당분간 높은 수준의 전력 수요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동시에 고려될 사항은 물가다. 기획재정부는 내년 소비자물가가 3.5%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6월 전망치(3.0%)보다 0.5%포인트 상향 조정된 것이다.

유가·곡물 가격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내려가면서 올해(5.1%)보다는 상승 폭이 축소되겠지만 여전히 한국은행의 물가안정 목표 2%를 웃돌 것이란 설명이다.

여기에 저소득층의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전기·가스 등 공공요금이 큰 폭으로 인상된다면 물가 상승을 부추길 우려가 있다. 무역수지 적자로 경기침체가 우려되는 상황인 만큼 정부에서 인상에 신중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런 점들을 고려해 시장에서는 구체적인 인상폭과 관련한 다양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새해 전기요금은 필요한 인상분 50원 중 25원만 오를 것으로 예상돼 시장이 예상했던 절반만 충족할 것 같다”며 “세부적으로 ㎾h당 기준연료비 15원, 실적연료비 5원(최대 인상폭 적용), 용도별 요금조정 등으로 나머지 5원이 오를 것 같다”고 봤다.

그러면서 “한전법 통과를 반대한 더불어민주당이 전기요금 정상화를 주장하면서 정부가 전기요금 인상을 적극 반영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나민식 SK증권 연구원은 “한전법 개정안 당시 양이원영 민주당 의원이 언급한 ㎾h당 60원 인상안이 가장 최대폭일 것 같다. 지지율 하락을 염두하면 야당이 요구한 인상폭을 모두 수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라며 “기준연료비를 ㎾h당 30~40원 인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종=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