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도주를 도운 의혹을 받는 김 전 회장의 조카가 8일 오후 서울 양천구 남부지법에서 열린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2022.12.8/뉴스1
김 전 회장의 행방이 45일째 묘연하고 관련 재판 일정도 줄줄이 차질을 빚자, 검찰이 그의 측근들을 재판에 넘기면서 자수를 유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압박 수위를 한층 끌어 올린 검찰이 김 전 회장의 조속한 검거에 나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이준동)는 지난 23일 김 전 회장의 도주를 도운 조카 A씨(33)를 전자장치 훼손(공용물건손상) 공범으로 구속기소했다.
A씨는 김 전 회장을 경기 하남시 팔당대교 남단까지 데려간 뒤 김 전 회장이 전자장치를 끊고 도망가도록 도운 혐의를 받는다.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도주를 도운 의혹을 받는 김 전 회장의 조카가 8일 오후 서울 양천구 남부지법에서 열린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2022.12.8/뉴스1
앞서 검찰은 지난달 20일과 21일 김 전 회장과 연락을 주고받으며 도피를 도운 측근 B씨(47)와 C씨(45)를 각각 구속한 다음 이달 6일 기소했다.
C씨는 현재 미국에 거주 중인 김 전 회장 친누나 D씨의 애인으로 지난달 중순 D씨를 통해 도주 중인 김 전 회장과 통화하면서 수사 진행 여부를 알려준 혐의(범인도피)를 받는다.
검찰은 D씨에 대한 압박의 고삐도 죄고 있다. 지난달 28일 범인도피교사죄로 체포영장을 발부받고 여권 무효화 조치 및 인터폴 적색수배를 의뢰했다.
◇재판 일정·범죄 수익 환수도 차질…조속한 검거가 열쇠
김 전 회장의 도주 장기화로 관련 재판 일정은 줄줄이 밀리고 있다.
해당 사건은 김 전 회장이 스타모빌리티와 수원여객 회사 자금 수백억원을 횡령하고 정치권에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된 건이다.
지난 23일 진행될 예정이었던 도피 조력자 B씨와 C씨에 대한 첫 공판도 검찰의 기일 변경 신청으로 내년 1월17일로 미뤄졌다.
김 전 회장 등이 일으킨 라임 사태 관련 범죄 수익 환수도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라임 사태는 라임자산운용이 펀드의 부실을 고지하지 않고 증권사와 은행을 통해 상품을 판매해 결국 환매가 중단되고 투자자들에게 1조6000억원대 피해를 낸 사건이다.
검찰 관계자는 “경제범죄에 있어서 범죄 수익 환수에는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속도’다”라며 “김 전 회장에 대한 검거가 늦춰지면 늦춰질수록 피해액 환수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조속한 검거가 열쇠다. 검찰 관계자는 “대검찰청으로부터 수사관 5명을 지원받고, 남부지검이 집행 담당 수사관 등을 투입해 김 전 회장 검거 전담팀을 구성했다”며 “폐쇄회로(CC)TV 및 통신자료 분석 등을 통해 도주 전후 행적을 면밀히 추적할 것”이라고 밝혔다.
남부지검 관계자는 “해경에 밀항 검문·검색을 강화하도록 요청하는 등 밀항 가능성에 대비하고 검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